"가만히 있는 것도 위험"…상반기 글로벌 M&A 거래액 4400조
AI 중심으로 산업 재편 가속화
중소형 건수 줄고…'메가딜' 급증
일각선 '승자의 저주' 우려도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440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산업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들이 공격적 베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규모가 2조8300억달러(약 4399조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이후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 상반기(2조74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다.
거래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인 메가딜은 총 47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 LSE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전체 거래 건수는 전년보다 9% 감소해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형 거래는 줄었지만 초대형 거래가 시장을 주도한 셈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M&A가 가장 활발했다. 미국의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77%, 유럽은 105% 증가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4%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메가딜' 증가…배경엔 AI 기술
메가딜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AI 기술이 꼽혔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력과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인수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도미니언에너지와 넥스트에라에너지가 합병해 시가총액 42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전력기업을 출범시키기도 했고,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 직후 AI 코딩 소프트웨어 업체 커서를 600억달러 규모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 밖에도 폭스코퍼레이션의 로쿠 인수, 유니레버 식품사업부와 맥코믹의 합병 등 대형 거래가 이어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독점 규제 완화도 거래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미국 정부가 기업결합 심사를 이전보다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기업들이 대형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불확실성보다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찰리 부카르트 JP모건체이스 글로벌 인수합병(M&A) 책임자는 "기업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위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바로노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M&A 책임자도 "지금 기업 이사회들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없는가'라는 고민을 하는 단계"라며 지금 같은 활황세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업들이 AI 전환과 초대형 M&A 통합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승자의 역설'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AI 시대에는 인수합병 자체보다 인수 이후 AI를 활용해 얼마나 빠르게 시너지를 창출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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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대형 거래가 늘어난 데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 골드만삭스는 상반기 1조달러가 넘는 거래를 자문하며 가장 많은 수수료를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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