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진짜 안 넘어 오네" 킴 카다시안·문가영까지 나섰지만 한 번도 이익 못 낸 '명품'[럭셔리월드]
한국 명품 시장 양극화
돌체앤가바나 재진출 후 5년 연속 적자
매출도 3년째 감소
청담 플래그십·백화점 확대…시장 공략 실패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에게 한국 시장은 여전히 '난공불락(難攻不落)'이다. 국내에서 한 차례 철수한 뒤 5년 전 직접 법인을 설립해 재도전했다.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다시 열고 주요 백화점에 잇달아 입점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지만 재진출 이후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1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18억원으로 전년(148억원)보다 줄었지만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손실도 1억70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매출은 2022년 142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돌체앤가바나는 한국 시장에서 부침이 컸다. 1997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국내에 진출한 뒤 실적 부진으로 2018년 계약을 종료하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직접 한국 법인을 설립해 재진출을 선언했고,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주요 백화점에도 잇달아 입점하며 유통망을 넓혔다. 해외에서는 킴 카다시안 등 글로벌 셀러브리티를 앞세웠고 국내에서는 화사와 배우 문가영, 그룹 NCT 도영 등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에도 기대했던 성과는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돌체앤가바나가 다시 한국 시장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관계사 차입금 317억원을 자본으로 전환하며 자본잠식상태를 막았는데도 누적 결손금은 여전히 225억원에 달한다. 본사 역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공동 창업자인 스테파노 가바나는 올해 초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돌체앤가바나는 약 4억5000만유로(약 7964억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다.
명품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올해 전 세계 개인 명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3580억유로(633조 3091억원)에서 3730억유로(659조8444억원)로 약 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소비자들의 명품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브랜드 로고와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운 과시형 소비보다 소재와 완성도, 장인정신을 중시하는 '조용한 럭셔리'가 확산하는 추세다. 강한 브랜드 이미지와 화려한 프린트를 내세워온 돌체앤가바나가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명품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이른바 '에루샤'로 수요가 집중돼 중위권 브랜드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발렌티노는 지난해 매출이 474억원에서 366억원으로 22.9% 줄었고, 영업이익도 33억원에서 17억원으로 49.5% 감소했다. 펜디도 매출이 1188억원에서 877억원으로 26.2%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36억원에서 26억원으로 줄었다. 버버리는 2024년 매출액이 2796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96억원으로 15.2% 줄었다.
반면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이른바 '에루샤'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이 1조1251억원으로 전년보다 16.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055억원으로 14.5% 늘었다. 샤넬은 국내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4.6% 증가하며 국내 명품 시장 1위 자리를 굳혔다. 루이비통 역시 매출이 1조8543억원으로 6.1%, 영업이익은 5256억원으로 35.1% 증가했다. '로고리스 명품'의 대표주자인 로로피아나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16.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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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명품 시장이 커지면 대부분 브랜드가 함께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소비가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워진 만큼 중위권 브랜드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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