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SMCA 연장 거부…북미 공급망 '상시 협상' 체제로
협정 유지하되 10년간 검토키로
쟁점은 중국 견제…우회 편입 경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장기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매년 협정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롤링 리뷰'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북미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산해온 자동차·농업·유통·에너지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트럼프 행정부가 USMCA를 그대로 승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중대한 문제들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USMC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발효한 무역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이 협정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2기 행정부 들어서는 USMCA가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 상당수에 관세 면제 혜택을 제공해 자신의 관세 정책을 제약하고, 대멕시코·대캐나다 무역적자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키워왔다.
당초 세 국가는 USMCA 발효 6주년인 이날 협정을 16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장기 연장을 거부하면서 협정은 일단 유지하되 향후 10년간 매년 협상과 검토를 거치는 구조로 바뀌게 됐다. 3국이 이 기간 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USMCA는 2036년 만료된다.
미국이 장기 연장 대신 매년 협상 카드를 쥐는 방식을 택하면서 기업들의 투자 판단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는 '암묵적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USMCA 요건을 충족한다고 신고하는 유인이 커지면서,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의 약 90%가 USMCA 적격 품목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멕시코와 공식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캐나다와의 협상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미국과 멕시코 협상단은 오는 20일 주간 세 번째 협상에서 자동차 외 산업재의 원산지 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항공우주, 지식재산권(IP), 수질 문제 등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핵심 쟁점은 중국 견제…산업계 강한 반발
핵심 쟁점은 중국 견제다. 미국은 중국산 부품이나 투자가 멕시코와 캐나다를 거쳐 우회적으로 북미 공급망에 편입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은 자동차 원산지 규정을 더 엄격히 하고 미국산 부품 사용 기준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에 대해서도 "하루는 미국의 재산업화를 돕겠다고 말하다가, 다음 날에는 중국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한다"며 "캐나다로부터 엇갈린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와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 주요 경제단체는 USMCA 유지와 강화를 촉구해왔다. 자동차 업계도 3국 정상들이 신속히 협정 연장에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딜러 단체들은 공동성명에서 USMCA가 미국 내 자동차 생산 투자와 제조업 일자리를 뒷받침해왔다며 "기존 3국 협력 체제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연장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도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했다. 홈디포와 타깃 등을 회원사로 둔 미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는 USMCA가 공급망 계획과 북미 투자를 가능하게 한 기반이라며 무관세 혜택을 유지하고 검토 기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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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동계는 이번 검토를 협정 보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기계항공노조는 노동 기준과 집행력을 강화하고 원산지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저임금 노동력을 찾아 미국과 캐나다 밖으로 일자리를 이전하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협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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