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95일 앞뒀지만,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과 관계 법령 정비는 모두 미완인 상태다. 그럼에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0월 2일 출범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기존 형사사법 절차를 따랐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시작부터 출범 지연과 운영 부실 문제를 겪었던 점에 비춰,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공소청·중수청은 아예 '개문발차'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래 준비했던 공수처도 출범 지연
공수처법은 2019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2020년 1월 국무회의를 통해 공포됐다. 국무총리 소속 '공수처 설립준비단'이 발족해 행정적 절차를 밟았다. 법은 2020년 7월 15일을 법정 출범 시한으로 정했지만, 실제 출범은 2021년 1월에야 이뤄졌다.
공수처는 기존 형사사법절차를 유지한 채 기관을 추가하는 형태였음에도 이런 식이었다. 여야 갈등과 공수처장 임명 난항 등 행정적·입법적 문제가 겹친 탓이다.
초기 세팅 단계부터 난항을 겪으며 출범이 늘어진 공수처는 출범 이후에도 수사 역량 부족, 전문성 부족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비해 공소청과 중수청은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갈아엎는 대규모 재편임에도 준비 기간은 턱없이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원인으로 법조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 국면에서 '검찰개혁'이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검찰개혁추진단과의 사전 조율 없이 김민석 국무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과 정부안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한 것을 두고, 검찰개혁의 방향과 내용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손봐야 하는 법령만 650개
공소청과 중수청이 정상 가동되려면 형사소송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사건 종결 체계를 재정립하고, 검사와 수사기관 간의 협력 및 보완수사 폐지 이후의 절차 등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
우선 정비해야 할 법령의 규모가 방대하다. 현재 '검찰'이나 '검사' 명칭이 포함된 법률과 대통령령 등은 모두 650여 개에 달한다.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걸친 방대한 법령을 충분한 숙의 없이 단기간에 개정할 경우 법률 간 충돌과 체계 정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은 기간 안에 법체계를 정비하지 못해서 사건 처리 절차와 기관 간 권한 배분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현장 혼선은 물론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다.
현장의 물적·인적 인프라 구축 현황도 미비한 실정이다. 전국적인 중수청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청사 부지는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 10월 출범을 위해 당장 민간 건물을 임차하더라도, 리모델링을 거쳐 국가 수사기관에 필수적인 보안 시설과 특수 전산망을 완비하는 것은 남은 기간 내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인적 구성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아직 기구별 직제와 직급별 정원, 구체적인 직급 체제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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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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