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사와 손잡고 기업별 맞춤형 산정 시스템 구축
가입자 소속 기업 업종·자산·상장여부·재무분석
책무구조도·중처법 등 규제리스크 확대…수요 급증

삼성화재, 임원배상책임보험 보상한도 산출모델 정립…업계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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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임원배상책임보험(D&O·Directors & Officers Liability Insurance)의 보상한도를 체계적으로 산출하는 모델 정립 작업을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한다. 가입자가 소속된 기업의 재무 정보와 과거 사고 이력 등을 정밀 분석해 최적의 보상한도를 도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상법 개정안, 금융권 책무구조도, 비금융권 중대재해처벌법 등 임원을 겨냥한 규제 리스크가 강화되면서 D&O 보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번 모델 도입은 그동안 다소 모호했던 업계의 보상한도 평가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자산·상장여부·재무 맞춤 분석…'표준'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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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과 손잡고 수개월간 해외 선진 사례를 분석해 D&O 보험 보상한도 산출 모델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명확한 기준이 부족했던 D&O 보험 가입금액 산정 체계를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모델은 가입 기업의 ▲업종 ▲자산 총액 ▲상장 여부 ▲재무건전성 지표 ▲과거 사고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보상한도를 산정한다. 구조화된 로직을 통해 기업별 적정 보상한도를 제시하는 일종의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다.


손해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상법 개정 등으로 D&O 보험 가입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정작 적정 보상한도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 답답해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예컨대 자사 기업 규모와 임원의 직책 등을 감안해 규제 관련 사고에 대비한 보상한도를 얼마나 설정해야 하는지 보험사에 문의하지만, 기준이 없어 고객에게 똑 부러지게 설명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규제 리스크 파고에…가파르게 성장하는 D&O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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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밀한 산출 모델이 필요해진 이유는 금융권과 비금융권을 막론하고 경영진의 법적 책임을 키우는 규제가 확산하면서 D&O 보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D&O 보험 계약 건수는 2021년 말 1716건에서 지난해 말 2109건으로 2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 역시 560억원에서 723억원으로 29.1% 늘었다. 관련 사고 건수도 67건에서 94건으로 40.3% 급증했으며, 지급보험금은 2024년 말 58억원에서 지난해 말 138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형 손보사 실적에도 이 같은 흐름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의 D&O 보험 원수보험료는 2023년 말 715억원에서 지난해 말 842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원수보험료 역시 225억원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계약 건수도 같은 기간 1335건에서 1567건으로 17.4%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405건을 기록했다.


수요 확대 흐름은 내부통제와 책무구조도 도입 이슈가 맞물린 금융권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KB금융의 D&O 보장한도가 95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우리금융 700억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500억원 순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보장한도를 200억원 늘리며 최근 D&O 보험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의 재임 중 활동에 대해서도 폭넓게 보장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도 자기 부담액을 최대 1억원 한도 이내에서 배상책임액의 20%로 설정해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30년째 제자리걸음'…해외 약관 답습한 국내 시장 과제

삼성화재, 임원배상책임보험 보상한도 산출모델 정립…업계 최초 원본보기 아이콘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내 D&O 보험 시장의 과제는 적지 않다. 명확한 보상한도 산출 체계 마련과 국내 규제 환경을 반영한 약관 정비가 대표적이다. D&O 보험은 재물보험처럼 눈에 띄는 실물과 가액이 존재하지 않아 적정 보험 가입금액을 산출하기 까다롭다. 가입자들이 보상한도를 문의해도 일정한 산출 체계가 없어 일부 과거 사례 등을 참고해 안내하는 수준에 그쳤다.


약관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 D&O 보험 약관은 대부분 미국 AIG나 처브(Chubb) 등 외국계 보험사의 가이드라인을 인용해 쓰고 있어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책무구조도 등 국내 규제 리스크를 정밀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역시 제한적이어서 대형 손보사들은 30여 년 전 출시한 단일 상품 위주의 표준 약관을 큰 변화 없이 적용해 왔다.


보험업계에선 삼성화재의 이번 시도가 국내 법규와 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D&O 보험 표준을 정립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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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선보일 D&O 보험 적정 보상한도 산출 툴은 업계 내 부족한 레퍼런스를 제공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어 주목된다"며 "보험업계는 D&O 보험 수요 확대에 맞춰 국내 법규와 규제 상황에 최적화된 보상한도 산정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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