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회복 더뎌도 충성 관객은 역대 최고
15억달러 시설 투자 쏟아진 '경험'의 극장

Z세대(18~24세)가 북미 극장가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트리밍 확산으로 박스오피스 회복세는 더디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극장 관람이 '경험 소비'로 자리 잡으면서 관객 충성도와 프리미엄 상영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이다. 극장업계도 시설 투자와 차별된 관람 환경 조성에 나서며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 스틸 컷.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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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은 약 90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14억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22% 낮은 수준이다. 다만 관객 충성도와 젊은 층의 극장 이용률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시장의 체질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셔널리서치그룹(NRG)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12~74세 미국인 가운데 77%(약 2억명)가 최근 1년간 한 편 이상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6회 이상 극장을 찾는 '습관적 관객' 비중도 33%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성장세를 이끈 것은 Z세대였다. 이들의 연평균 극장 방문 횟수는 6.1회로 1년 새 25% 늘었다. 같은 기간 북미 극장 개봉 영화도 620편으로 전년보다 약 9% 증가해 관람 기회를 확대했다.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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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층도 젊어지고 있다. 판당고의 '2025 영화 관람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8~54세가 전체 관객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밀레니얼 세대(25~44세)가 약 43%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고, Z세대는 22%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Z세대는 영화를 단순한 콘텐츠 소비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사교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IMAX, 3D 등 프리미엄 상영관은 물론, 콘서트 필름과 스포츠 중계 등 이벤트형 콘텐츠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새로운 관람 문화를 주도했다.


극장업계도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투자를 확대했다. 대형 스크린과 프리미엄 좌석, 음향 시스템, 식음료(F&B)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북미 극장 로열티 프로그램 신규 가입자는 전년보다 15% 늘었다.


특히 프리미엄 대형 포맷(PLF)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스크린의 5~10% 수준에 불과한 IMAX, 돌비 시네마, 스크린X, 3D 등이 전체 박스오피스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IMAX는 전 세계 1829개 스크린에서 12억800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돌비 시네마와 시네마크, 리갈의 자체 프리미엄 포맷도 확대됐으며, CJ 4D플렉스 역시 북미 극장 체인과 추가 설치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확대를 이어갔다.


영화 '릴로 & 스티치' 스틸 컷.

영화 '릴로 & 스티치'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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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시장에서는 검증된 지식재산(IP)과 프랜차이즈 중심 전략이 더욱 강화됐다. 북미 흥행 순위 상위권은 '마인크래프트 무비' '릴로 & 스티치' '주토피아 2' '수퍼맨' '위키드: 포 굿' 등 기존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차지했다. 디즈니는 '주토피아 2' '아바타: 불과 재' '릴로 & 스티치' 등 3편을 글로벌 10억달러 흥행작으로 올리며 연간 65억8000만달러의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익을 거뒀다. 반면 호러와 드라마 등 중저예산 작품은 수익성 악화로 스트리밍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극장 산업을 둘러싼 구조적 과제도 여전하다. 극장 개봉 후 스트리밍 서비스 공개까지의 기간이 과거 90일에서 30~45일 수준으로 단축되면서 극장 수익성은 압박을 받고 있다. 극장업계는 최소 45일 이상의 독점 상영 기간을 산업 표준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대형 스튜디오도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트리밍 이용은 이미 일상화됐다. AP-NORC 공공정책연구센터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약 75%가 최근 1년 동안 극장 대신 스트리밍으로 신작 영화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매달 한 번 이상 극장을 찾는 비율은 16%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업계는 극장의 경쟁력이 '경험'에 있다고 보고 있다. 몰입감 있는 관람 환경과 프리미엄 서비스, 함께 즐기는 문화가 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단순한 매출 회복을 넘어 극장 산업의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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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25년도 미국 영화산업 결산'을 작성한 하은선 영화진흥위원회 미국 통신원은 "지난해 극장 산업은 박스오피스 수치로는 불안정했으나 관객 참여도와 충성도 측면에서는 긍정적 변화를 보인 '회복 지연 속 질적 전환의 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영화산업은 전략적 제작 의뢰, 효율적인 제작, 다각화된 플랫폼 전략, 팬덤을 대상으로 한 트랜스미디어라는 새로운 균형 잡기가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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