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에브도, 유골함을 우승컵처럼 묘사
별세 이튿날 게재…정치권·축구계 일제 비판
데샹 불참 속 대표팀 노르웨이 4대1 완파

프랑스의 한 주간지가 모친상을 치른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을 풍자만화의 소재로 삼아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엄마'(maman)라고 적힌 유골함을 우승 트로피처럼 들어 올리는 데샹 감독의 모습과 함께 만평을 실었다. 인스타그램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엄마'(maman)라고 적힌 유골함을 우승 트로피처럼 들어 올리는 데샹 감독의 모습과 함께 만평을 실었다. 인스타그램

AD
원본보기 아이콘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엄마'(maman)라고 적힌 유골함을 우승 트로피처럼 들어 올리는 데샹 감독의 모습과 함께 '디디에 데샹이 우승컵을 집으로 가져온다'는 문구를 넣은 만평을 실었다. 이 문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당시 프랑스에서 상징처럼 불린 노래 가사를 빗댄 것이다.

데샹 감독은 앞서 지난 23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과 함께 미국에 머물던 중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그는 장례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로 일시 귀국했다.


해당 만평은 데샹 감독이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접한 바로 이튿날 게재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프랑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앙투안 레오망 의원은 엑스(X·구 트위터)에 "이 만평은 재밌지 않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야만 이를 비웃을 수 있다"며 "데샹 감독은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아들이다. 약간의 존중을 기대하는 것조차 너무 큰 요구인가"라고 적었다.

사회당 소속 카림 부암란 생투앙 시장도 "어머니를 잃은 사람에게 최소한의 공감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려서는 안 될 작품"이라며 "이 만평가는 재미도 없을뿐더러 우리나라의 수치"라고 했다.


대표팀 코치진 중 한 명인 바시르 네하르 역시 SNS에 "나는 언제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할 것"이라면서도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토할 지경이며, 내 눈에는 무분별한 잔혹함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축구협회(FFF)도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필리프 디알로 FFF 회장은 외신 인터뷰에서 "이 만평은 충격적이다. 큰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부적절하다"며 "협회는 최대한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이 만평은 무례하고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표팀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는 노르웨이전을 앞두고 감독의 어머니를 기리는 묵념 장면을 SNS에 올리며 "우리의 모든 생각이 감독님과 가족과 함께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감독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프랑스 대표팀은 26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노르웨이를 4대1로 꺾고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데샹 감독은 프랑스에서 장례를 마친 뒤 주말 대표팀 캠프로 복귀했으며, 만평에 대해서는 별도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AD

1970년 창간된 샤를리 에브도는 정치와 종교, 사회·문화를 가리지 않는 풍자로 유명하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지난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받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