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AI 투자 덕분에 美 경제 2%대 성장"…금리인하 기대 소멸
美 빅테크 중심으로 자본지출
1~3분기 성장률, AI 부문이 1%P 견인
최대리스크, 중동분쟁·물가 상승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가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투자에 힘입어 2%대 초반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물가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29일(현지시간) '2026년 하반기 미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관과 투자은행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대체로 2%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소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됐지만,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기업투자를 떠받치며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는 4378개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2700개의 신규 데이터센터가 이미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 중이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지출 영향으로 AI 관련 부문은 작년 1~3분기 성장률을 약 1%포인트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기간 AI는 경제 성장의 약 39%에 기여하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AI 투자가 앞으로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상당 기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전트형 AI 확산으로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고가의 특화 장비, 전력시설 확충, 숙련인력 부족 등 요인으로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영향이다.
엄태균 한은 뉴욕사무소 과장은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는 고유가 등에 따른 소비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투자 확대 지속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물가 Fed 목표 상회 예상…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한은 뉴욕사무소는 하반기 물가에 대해 Fed의 목표치(2%)를 크게 웃돌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WTI 기준 하반기 유가가 3분기 78.7달러, 4분기 72.5달러로 이란 전쟁 이전(1월) 60.3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아직 유가 상승이 서비스물가 전반으로 전이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란 분쟁이 끝나더라도 비축유 재축적, 공급망 재건, 호르무즈 통행 비용 등으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들의 2026년 물가 전망은 근원 PCE 기준 3.6%로 제시됐고, 유가 공급충격과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반도체·전력·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지목됐다.
AI 투자도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는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원자재,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며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간담회에서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자본수요 확대가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 전망도 조정됐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주요 10개 투자은행 중 9곳이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JP모건, 바클레이스, 웰스파고, 노무라, TD 등 7곳은 동결을 전망했다. BofA와 DB는 인상을 전망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의 보고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소멸됐고, 대다수 투자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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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뉴욕사무소는 AI 관련 자본지출이 늘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올해 5월까지 AI 투자 관련 채권 발행액이 지난해 연간 발행액을 넘어섰다"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자본수요 증가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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