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번에 1억5800만원…손자 위해 화장한 70대 할아버지
척수성 근위축증 앓는 손자
손자 위해 뷰티 방송 시작한 할아버지
중국의 70대 할아버지가 희귀병을 앓는 손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뷰티 인플루언서로 나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딸이 무너지면 우리 가족도 무너진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에 사는 주원창(75)씨는 낮에는 아홉살 손자 차오징옌을 돌보고 밤에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그는 보통 자정까지 방송을 이어가며, 다른 뷰티 인플루언서들처럼 얼굴에 화장을 하거나 팔뚝에 립스틱을 발라 색상을 비교하는 콘텐츠를 선보인다.
주씨가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손자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서다. 9년 전, 생후 6개월이던 차오징옌은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SMA) 진단을 받았다. SMA는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돼 근육이 약해지다가 결국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워지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2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는 현재 3만명의 SMA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1형은 치료받지 않으면 만 2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하거나 평생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수적이다.
당시 담당 의사 역시 차오징옌이 18개월 이상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충격을 받은 주씨의 딸은 하루종일 아들을 멍하니 바라볼 정도로 큰 상실감에 빠졌다고 한다. 이를 지켜본 주씨는 손자를 직접 돌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외동딸인 내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가족 모두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자가 어떤 선택하든 언제나 응원"
다만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2019년 중국에서는 SMA 치료제인 '누시네르센'이 승인됐다. 이 약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한 차례 주사 비용이 70만 위안(약 1억5800만원)에 달해 부담이 컸다. 게다가 차오징옌은 이 주사를 1년에 두 차례 맞아야 했다. 결국 주씨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딸의 화장품을 이용해 직접 뷰티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다행히 2021년부터 이 약이 중국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서 현재는 한 차례 주사 비용이 3만3000위안(약 745만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차오징옌도 어느덧 아홉 살이 돼 몸 상태가 좋은 날에는 학교에 가 친구들과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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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의 가장 큰 소원은 손자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다. 현재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산둥성 칭다오에서 생활 중인 차오징옌은 언젠가 그곳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씨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언제나 응원하겠다"고 손자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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