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자격 신청 때 위반 사실 알리지 않아
법원 "출입국·국적법 운용에 잘못된 신호"

과거 타인 명의 여권으로 한국에 입국한 전력이 있는 중국 국적자가 귀화를 불허한 법무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신원불일치 사실을 여러 차례 밝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귀화 요건인 '품행 단정'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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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중국 국적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2003년 타인 명의 여권으로 산업연수생 자격을 얻어 입국한 뒤 대구의 한 업체에서 근무하다 약 5개월 만에 근무지를 무단이탈했다. 이후 수도권에서 불법체류하다 출국명령을 받고 자진 출국했지만 당시에도 실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A씨는 2012년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입국해 국내 체류를 이어갔다. 이후 한국인과 결혼해 2019년 3월부터 결혼이민(F-6) 자격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A씨는 2021년 배우자가 한국인인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간이귀화 절차를 밟았지만,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타인 명의로 입국한 사실이 국적법상 귀화 요건인 '품행 단정의 요건'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A씨는 소송에서 "22년 전 한 차례 타인 명의 여권으로 한국에 입국한 잘못은 인정한다"면서도 "이후 정상적으로 입국해 2012년부터 법을 위반하지 않고 혼인 생활과 경제활동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법무부의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귀화 제도의 공정성과 출입국 질서를 지킬 공익을 고려하면 법무부의 판단이 부당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여러 차례 체류자격 연장 및 변경을 신청하면서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실을 적는 항목이 있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귀화 신청에 따른 조사 과정에서야 타인 명의 여권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다른 사람 명의의 여권을 사용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고 국적법상 요건의 적용을 회피했다"며 "가짜 여권 사용에 대해 국가가 모호한 태도를 보일 경우 출입국관리법과 국적법 운용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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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A씨가 결혼이민 자격으로 국내에 계속 체류할 수 있어 이번 처분만으로 생활 기반을 잃을 우려가 크지 않고, 향후 다시 귀화 허가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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