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길어질수록 손실보전 확대
정부 "호르무즈·시장 상황 종합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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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을 ℓ당 150원 인하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제도 도입 당시의 위기 상황은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정유업계 손실보전과 재정 부담도 남아 있어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28일 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최고가격을 낮춘 배경에는 국제유가 안정이 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두바이유 모두 이달 들어 배럴당 70달러 안팎까지 내려왔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선박 운항도 점진적으로 재개됐다. 정부는 그동안 최고가격제 종료 조건으로 ▲중동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국제유가 안정 등을 제시해 왔다. 지난 18일에는 6차 최고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7차를 새로 지정하면 최소 2~4주간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며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곧바로 최고가격제를 종료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최근 휴전 국면에도 해협 인근을 항해하던 상선이 잇따라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통항은 재개됐지만 보험료와 운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주요 선사들도 안전 상황을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운항을 정상화하고 있다. 정부 역시 "호르무즈 통항이 실제로 정상화됐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제도가 길어질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고가격제가 유지되는 동안 정유사는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석유를 공급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사후 보전해야 할 손실 규모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현재 약 4조2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한 상태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거나 최고가격제가 추가 연장될 경우 필요한 예산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손실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시각차도 여전하다. 정부는 최근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규정'을 행정예고하고 정유사 손실 정산에 착수했다. 정유사별 원유 도입가격과 운송비, 보험료, 제조·유통비,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을 토대로 실제 원가를 산정한 뒤 적정 이윤을 더해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과 국내 최고가격의 차액을 그대로 보전해 달라는 업계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4조2000억원이면 손실보전에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로 인한 기회손실까지 포함하면 누적 손실이 5조원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손실 인정 범위와 보전 규모를 둘러싼 협의가 본격화될 경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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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손실보전은 실제 발생한 원가 부담을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산정할 계획"이라며 "시장 상황과 자료 검증을 거쳐 적정한 수준에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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