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성범죄 항소심서 검사 항소 일부 받아들여
판사, 드라마 ‘참교육’ 언급하며 피고인 질타

학교폭력과 교권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이 정치권과 교육계를 넘어 법정에서도 언급됐다. 또래 여학생을 상대로 성폭력과 성착취 범행을 저지른 소년범들에 대한 항소심에서 재판장이 드라마를 언급하며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박운삼)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소년범 5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범인 A군과 B군의 형량을 원심보다 늘렸다.

재판부는 A군에게 징역 장기 5년·단기 4년, B군에게 징역 장기 3년·단기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선고된 장기 4년·단기 3년,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보다 무거운 형이다. 나머지 피고인 3명에 대해서는 원심을 유지했다.


이들은 같은 학교 여학생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폭행을 저지르거나 성착취물을 제작·촬영·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범인 A군은 피해자를 세 차례 성폭행하고 유사 성행위를 촬영하도록 한 뒤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았으며, B군 역시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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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은 항소심에서도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지인 간 통화 내용, 문자메시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 사건 당시 녹음 파일,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사건 이후 피해자가 겪은 고통을 양형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들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학교를 옮겼지만 소문이 계속 퍼지면서 결국 자퇴했고, 현재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재판장은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주는 것에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피고인들은 그 감정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앞으로도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다"며 "비록 소년이라도 그 책임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공개돼 화제를 모은 드라마 '참교육'을 언급하며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 방식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요즘 '참교육'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이 사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피해자를 전학시킬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전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왜 피해자가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해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하느냐"며 "법원이 선고한 형을 모두 마친 뒤에도 피고인들은 피해자보다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 피해자는 지금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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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소년이라는 점이 양형을 크게 높이는 데 제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재판장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형을 높였지만 피고인들이 소년이라는 점 때문에 형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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