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SNS에 6차례 반박 메시지
유승민 '왜 호남인가' 지적에 직접 대응…"기다려보시라"
李, 공직자·기업 만든 역사적 성과 "지레 짐작으로 비난·비방하지 말길"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앞두고 정치 논란 조기 차단
김용범 정책실장도 함께 대응…"우리가 짓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 생산능력"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도약'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서남권 등 비(非)수도권 반도체·AI 등 투자 구상을 둘러싼 야권 공세에 적극적인 반박 메시지를 내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입지 선정 근거를 따져 묻고, 국민의힘 일각에서 기업에 대한 외압·강제 투자 의혹까지 제기하자, 이 대통령은 27일 밤늦게까지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글을 잇달아 올렸다. 29일 청와대에서 예정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앞두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역투자 구상이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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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최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며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썼다. 이어 "정부 최대 성과를 만들어낸 담당 공직자들, 국민과 국가에 유익한 대결단을 해 주신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해 자신들이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과 비방을 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분야 등 3대 전략산업의 지역 거점별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AI 등 총 투자규모는 100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입지가 정치 논리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공세가 이어졌다.

유 전 의원은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방향 자체에는 찬성한다면서도 호남에만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전력·용수·인력·부지 등 객관적 산업 논리로 입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정치적 판단에 따라 기업 투자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유 전 의원의 주장 관련 기사를 엑스에 공유하며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고 맞섰다.


이 대통령은 용수와 전력, 재생에너지, 용지 등 주요 쟁점별 반박 논리도 직접 제시했다. 가장 먼저 반박한 대목은 물 부족론이다. 이 대통령은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며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t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정에는 대규모 산업용수가 필수인 만큼, 호남권 입지 논란에서 용수 문제는 가장 민감한 쟁점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자연조건의 한계가 아니라 기존 수자원 관리체계의 문제로 규정하며, 정부가 인프라를 재설계하면 대응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전력과 RE100 대응도 호남 등 서남권 입지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것은 물만이 아니라 대규모 전력과 재생에너지이라면서 수도권이 이미 포화 상태인 가운데 서남해안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큰 지역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덧붙였다.


기업에 대한 강제 투자론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면서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세상은 흑백으로만 돼 있지 않다. 회색도 빨강·파랑도 있다"면서 운을 뗀 이 대통령은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는 직권남용이나 강요가 아니라 '행정지도' 또는 '조성행정'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정부가 기업환경을 만들고, 기업은 수익성과 전략적 필요에 따라 투자 판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윤석열 정부 당시 평가 자료를 반박 근거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산업통상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반도체 분야 공모 당시 광주·전남이 인프라와 사업성 등 핵심 평가 항목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는 보도를 공유한 뒤, "국민의힘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일"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호남 반도체 입지와 관련한 이상한 말씀을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입지가 현 정부 들어 갑자기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구상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하루에만 관련 글을 6차례 올렸다. 오전에 올린 글에서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 않는다"고 썼다. 잇달아 올린 글을 통해서는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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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 대통령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김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흔한 반론이 나오는데, 왜 정부가 민간 투자에 관여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질문이 틀렸다"라며 "정부가 만드는 것은 생산 플랫폼이다. 개별기업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방정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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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제 AI 시대, 그다음 성장축이 우리 앞에 있다. 청년의 일자리도, 새로운 산업도, 새로운 도시도 결국 그 생산능력 위에서 만들어진다"며 "지금 우리가 짓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 생산능력이다. '팹 생산능력이 왕(Fab Capacity is King)'"이라고 썼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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