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 시행 반년 지났어도 청소년 여전히 이용
피해 발생시 플랫폼에 책임 묻는 법안 추진도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차단 정책을 시행한 호주 정부가 해당 기업 상대 법적 대응과 추가 법 제정 등 차단 조치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해당 플랫폼들의 불충분한 실행으로 여전히 허점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7일 연합뉴스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의회에서 정부가 SNS 차단 조치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전날 호주 공영 ABC 방송 인터뷰에서도 "온라인 안전 규제 기관으로 SNS 차단 조치를 담당하는 'e세이프티 커미셔너'가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것은 법률이 가능한 한 강력하고 제기될 수 있는 모든 법적 이의 제기에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줄리 인먼 그랜트 e세이프티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콘텐츠와 알고리즘으로 인해 발생하는 예측 가능한 피해에 대해 해당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디지털 돌봄 의무'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차단 조치를 시행한 지 반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많은 청소년이 계속 이용하고 있다는 흔적이 드러나서다. 최근 유명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호주의 12~15세 청소년 40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중 85%가 계정 차단 조치로부터 3개월 뒤에도 여전히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의 약 3분의 2는 플랫폼의 연령 확인 절차에 허위 답변하거나 화장 등으로 나이 들어 보이게 찍은 셀카 사진 등을 이용해 16세 이상으로 인정받았다고 논문은 전했다. 일부 SNS 플랫폼들은 안면 인식 등 연령 확인 절차를 도입했지만 청소년들이 이를 쉽게 우회하고 있으며, 아예 플랫폼의 연령 확인 요구를 받은 적이 없는 청소년 이용자도 적지 않다.
호주 로열멜버른공대(RMIT)의 리사 기븐 정보과학 교수는 e세이프티가 플랫폼들의 저항에 해당 법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e세이프티 위원장에게 더 많은 권한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법 집행에 대해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AP에 밝혔다. 당국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처를 하지 않는 SNS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524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 조항 등을 근거로 해당 기업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인먼 그랜트 e세이프티 위원장은 메타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구글의 유튜브, 스냅챗, 틱톡이 청소년 계정 차단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아 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코스피 쥐락펴락 국민연금…9000피 뚫으면 얼마나 ...
한편 청소년의 SNS 사용을 막는 국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8일 아랍에미리트(UAE)는 아랍권에서는 최초로 15세 미만 아동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 밖에도 호주를 비롯한 영국, 캐나다 등이 이 제도를 도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