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별칭 붙자 단지명 10자 육박
짧은 순우리말 이름 차별화로 부상
'은마' '장미' '한양' '개나리'. 50년 전 아파트 이름은 길어야 세 글자였다. 지금은 지역명과 건설사 브랜드, 외래어 별칭이 겹치면서 20자를 넘는 단지명도 등장했다. 외래어가 겹겹이 붙은 작명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오히려 짧고 기억하기 쉬운 순우리말 단지명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공급된 분양단지 명칭을 분석한 결과, 전국 아파트 단지명 평균 글자 수는 9.8자에 달했다. 이름이 9자에서 11자인 곳이 전체의 42.7%를 차지했다.
이름이 길어진 배경에는 '펫네임(애칭)'이 있다. 펫네임은 단지 입지나 상품성을 강조하려고 건설사가 브랜드 앞뒤에 붙이는 별칭이다. 공원이 있으면 '파크', 숲이 있으면 '포레', 강이 있으면 '리버', 학군지면 '에듀', 도심에 가까우면 '센트럴'을 갖다 붙인다. 영어로도 모자라 라틴어, 이탈리아어, 독일어까지 동원된다.
처음부터 아파트 간판이 외래어 일색이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도시나 일부 건설사 브랜드에서도 순우리말 작명 명맥은 이어졌다. 1990년대 조성된 1기 신도시 분당(한솔마을·까치마을·푸른마을)이나 2010년대 지어진 세종시(새뜸마을·범지기마을·가람마을)는 고유 지명과 순우리말을 활용해 직관적인 단지 이름을 안착시킨 성공 사례다. 민간 건설사와 공공기관 역시 과거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 close 증권정보 003070 KOSPI 현재가 8,730 전일대비 160 등락률 -1.80% 거래량 37,742 전일가 8,890 2026.06.26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오롱글로벌, 1316억 규모 면목역3의7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 수주 코오롱글로벌, 강원 태백 풍력 전기로 국내 첫 민간 직거래 개시 코오롱글로벌, 부산 엄궁역 직통 연결 '트라비스 하늘채' 내달 분양 '하늘채', 금호 '어울림', 부영 '사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뜨란채' 등 우리말 브랜드를 선보이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바 있다.
그러나 영어나 유럽어권 단어를 써야 고급 아파트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순우리말 작명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한화 한화 close 증권정보 000880 KOSPI 현재가 100,900 전일대비 5,900 등락률 -5.52% 거래량 157,379 전일가 106,800 2026.06.26 15:30 기준 관련기사 한화, '한국판 스페이스X' 향한 원대한 도전…KAI 2대주주로 한화 잠수함 수주 패키지에 '수소 생태계 만든다'…현대차 "검토 중" (종합) "美국방부, 의회 요청 2.8조 예산으로 한일서 군함 만들수도" 의 '꿈에그린'은 2019년 스웨덴어 파생어인 '포레나'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외래어 경쟁이 심해지고 아파트 이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정작 단지별 차별성은 떨어지고 거주민 불편은 커졌다. 서울시가 2022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3%가 현재 공동주택 명칭이 길고 복잡해 불편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0.3%는 적정한 아파트 이름 길이로 4~5자를 꼽았다. 고급화 상징으로 여겨지던 긴 외래어 단지명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로감을 유발하는 요소로 전락한 셈이다.
서울시는 2024년 2월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를 펴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어려운 외국어 자제, 고유 지명 활용, 펫네임 자제, 적정 글자수 유지, 주민 의견 반영 절차 이행 등을 담았다. 강제 규정은 아니고 각 구청과 조합·건설사에 배포해 권고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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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래어를 더할수록 고급스러운 단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비슷한 이름이 반복되며 오히려 기억하기 어려워졌다"며 "짧고 의미가 분명한 우리말은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지 정체성을 선명하게 만드는 차별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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