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급 조울증' 사이드카 29회 발동…금융위기 때 변동성 뛰어넘은 코스피
26일 코스피 급락해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올해 사이드카만 29회…금융위기 26회 넘어
서킷브레이커도 역대 11번 중 올해만 5번
증시 쏠림 현상이 역대급 변동성 장세로
국내 주식시장이 올해 유례없는 '조울증 장세'를 보이며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컸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들어서만 사이드카가 29회 발동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서킷 브레이커도 5차례나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증시가 또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장중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와 서킷브레이커(일시중단)가 연이어 발동됐다. 이로써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총 29회(매수 15회, 매도 14회)를 기록하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시기의 연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역대 최다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증시 최초로 '한 주에 두 차례 서킷 브레이커 발동'이라는 기록까지 세우게 됐다. 앞서 지난 23일 미국 기술주 약세 여파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바 있다.
기존 사이드카 역대 최고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이 붕괴 직전까지 갔던 2008년의 26회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29회를 기록하며 18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시장 전체가 공포에 질렸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연간 기록(7회)과 비교해도 4배가 넘는 수준으로, 사실상 매주 한 번 이상 증시의 급격한 널뛰기 장세가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지 하루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 제한하는 사이드카보다 높은 안전장치인 서킷브레이커의 발동 횟수를 봐도 올해는 역대급이다.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총 11회에 불과한데 이중 5회가 올해 집중됐다. 과거 2001년 9·11 테러 당시 1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2회 발동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시장이 변동성이 얼마나 극심한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 대형 악재가 터졌을 때 작동하던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올해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08년이나 2020년에는 금융 시스템 붕괴나 감염병 공포라는 명확한 단일 악재가 시장을 짓눌렀다면 올해는 여러 악재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에는 미·이란 사태와 중동발 유가 급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수를 끌어내렸고 6월 들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와 함께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및 기술주 약세가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을 흔들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충격이 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이같은 극심한 변동성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폭등과 폭락이 주기적으로 교차하는 양방향 변동성 발작은 역사적으로 평시가 아닌 위기장이나 버블 붕괴기에 관찰되는 특이 지표"라며 "2026년 현재 한국 증시처럼 지수가 강하게 상승하는 가운데 양방향 발작이 동시에 터지는 구도는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9일 91을 돌파했으며 2026년 평균치는 57.3으로 상시적 고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가파른 이익 추정치 상향과 지수 급등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재 국면은 매우 이례적이다. VKOSPI 집계된 2003년 이래 지수 레벨과 변동성이 동반 상승했던 해는 2007년뿐이지만 이때도 미시적으로 분석하면 지수 상승과 변동성 확대가 동행하지는 않았다"고 짚었다.
극심한 쏠림 현상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 연구원은 "정황상 개인 투자자의 강한 시장 참여와 레버리지 상품(곱버스 및 레버리지 ETF)의 수급 쏠림이 유동성 과열과 맞물려 필연적으로 파생된 후기 과열 국면의 징후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증시 상승을 견인하면서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여기에 두 종목을 대상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출시되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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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 최근 코스피 상승 원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집중된 영향으로, 두 종목의 코스피 대비 시총 비중은 60%에 육박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 등락이 지수의 등락과 연동된 모습"이라면서 "여기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시총 상위주에 집중된 ETF 패시브 수급까지 겹치면서 작은 노이즈에도 매도 압력이 크게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이익추정치 상향이 지속된다는 전망 속에서 이런 수급 쏠림은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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