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공정성·균형성 해치고 알 권리 침해"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을 비판하는 방송 자막을 빼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는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이 전 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이 전 원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전 원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KTV 직원들에게 방송 화면에 송출되던 정치인 등의 발언 가운데 계엄을 비판하거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스크롤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비판적 발언·입장만 골라서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결국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내용만 남도록 한 편파 보도 행위"라며 "방송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해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원장 측은 KTV가 일반 언론사와 달리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국가기관인 만큼, 편성 책임자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의 지시는 방송 편성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고, KTV 간부들이 인사상 불이익 등을 우려해 이 전 원장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만큼 이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혐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AD

재판부는 다만 KTV가 정부 정책 홍보 기능을 하는 공공 채널·전문 편성 채널로 다른 언론사와는 다른 특수성이 있고, 평소 KTV의 시청률 등 채널 영향력을 고려할 때 잘못된 여론 형성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