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공동 창업자 3인 대표이사 물러나
VIG·스톤브릿지도 2세대 전면 등장
'투톱' MBK·한앤컴은 창업자 리더십 유지

편집자주국내 사모펀드(PEF) 역사가 20여년을 지나면서 1세대 창업자에게서 다음 세대로의 승계가 곳곳에서 진행돼 왔다. 그동안의 논의는 대체로 '누가 다음 대표가 되느냐'에 집중됐다. 그러나 PEF의 세대교체는 직함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창업자 한 사람에게 묶여 있던 조직이 그 이후에도 굴러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아시아경제는 3회에 걸쳐 한국 PE 세대교체의 현주소와 유형별 승계 방식, 그 이후 산업이 맞을 변화를 짚어본다. 1회에서는 운용 규모 상위 50여곳을 분석해 세대교체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살펴본다.

올 초 토종 PEF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 도용환 회장은 보유 지분을 미국계 미리캐피털에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대신 회사의 주인을 바꾸는 길을 택했다. 20여년간 한 회사를 일군 창업자의 퇴장 방식치고는 드문 장면이었다.


2004년 제도 도입 이듬해인 2005년에 출발한 1세대 운용사들이 설립 20년 안팎에 이르면서 창업자에게서 다음 세대로 권한이 넘어가는 작업이 업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 PEF가 처음 마주한 공통의 과제, '창업자 이후'다.

세대교체는 해마다 거론된 소재였다. 그간의 시선은 대체로 '누가 다음 대표가 되느냐'에 모아졌다. 새 명함의 주인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창업자 한 사람의 이름으로 굴러온 회사가 그가 떠난 뒤에도 굴러갈 수 있느냐다. 세대교체는 다음 사람을 앉히는 일만이 아니라, 창업자에게 묶여 있던 조직을 시스템으로 바꿔낼 수 있느냐의 시험이다.


아시아경제가 운용 규모 상위 50여곳 가운데 창업자의 퇴진이나 승계가 이미 진행됐거나 가까운 시일 내 예상되는 운용사들을 추려 세대교체 현황을 분석했다. 그 모습은 하나가 아니었다. ▲조직 안에서 세대를 교체하는 '내부 승계형' ▲밖에서 자본을 끌어오거나 회사를 매각하는 '외부 결합형' ▲창업자가 경영을 이어가는 '유보형'이다. 이 중 내부 승계형은 13곳, 외부 결합형은 2곳, 유보형은 12곳으로 나타났다.

'내부승계형' 후배 세대에게 공을 넘기다

20년된 토종PE 경영진은…내부 승계 48% vs 창업자 그대로 44% [PE 2.0]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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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규모 상위권 PE에서 가장 많았던 유형은 창업자가 후배 세대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내부승계형이었다. 이 경우 회사를 지주사 형태로 전환하거나 지분을 나눠주는 지배구조 개편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하우스는 IMM이다. IMM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창립멤버인 송인준(IMM PE)·장동우·지성배(IMM인베스트먼트) 등 공동창업자 3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각 부문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대신 IMM PE의 김영호·손동한 대표와, IMM크레딧앤솔루션즈(ICS)의 박찬우 대표, IMM인베스트의 정일부·변재철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VIG파트너스도 세대교체를 본격화했다. 신창훈 대표를 중심으로 정연박·한영기·한영환 부대표가 핵심 의사결정을 맡는다. 한영환 부대표가 맡은 크레디트 부문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은 이르면 내년 중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이철민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하우스 전반을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둔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지분 양도로 세대교체에 대한 진정성을 보였다. 2019년 신임 대표로 승진한 현승윤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는 2024년 지분 약 25%를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창업주 외에 PEF 지분을 확보하는 경우는 드물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하고 지분 100%를 가지고 있었던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기존 임원들에게 지분 50%를 부여하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 외에도 최창해·김양우 투톱 체제로 운영 중인 SG 프라이빗에쿼티, 임태호 전 대표 단독 체제에서 김유진·이승호 공동대표 체제로 바꾼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 자회사를 설립하며 권한을 분산한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창립멤버인 정성인 상임고문이 신규 파트너들에게 보유 출자좌를 넘긴 PE 겸 벤처캐피털(VC)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있다. JKL파트너스, 케이스톤파트너스, 비엔더블유인베스트먼트도 내부승계형에 해당한다.


'유보형' 아직은 창업자가 운영한다

20년된 토종PE 경영진은…내부 승계 48% vs 창업자 그대로 44% [PE 2.0]①  원본보기 아이콘

내부승계형 못지않게 많은 유형은 1세대 창업자가 계속해서 리더십을 유지하는 경우다. MBK파트너스 창립자인 김병주 회장과 부재훈·윤종하 부회장이 여전히 하우스 내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김광일 부회장 역시 MBK 설립 초반부터 현재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차기 리더로 꼽히던 박태현 대표와 이진하 부사장이 최근 고려아연 투자 전후로 모두 퇴사했다. 파트너로 승진한 최연석 전무가 그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2010년 설립된 한앤컴퍼니 역시 한상원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맡고 있으며,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는 창업자인 임정강 회장을 중심으로 최동석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어펄마캐피탈 역시 창립자인 김태엽 대표가 여전히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12년 김수민 대표가 설립한 UCK파트너스는 김 대표, 신선화·곽승웅 파트너가 2022년 말까지 51% 지분을 4:3:3의 비율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일본 측 지분을 대거 매입하면서 2023년 지분율을 75%까지 끌어올리며 리더십을 굳건히 했다.


프랙시스캐피탈, 글랜우드PE, 크레센도에쿼티, 큐리어스파트너스, 큐캐피탈파트너스, 제이씨파트너스 등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하우스 역시 1세대가 현역 리더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부 결합형' 국내는 아직 드물다

해외에서는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 초대형 글로벌 PE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거나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지만 국내에서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는 드물다. 1세대 VC이자 PE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도용환 전 회장이 지분을 미국계 운용사 미리캐피털에 매각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미리캐피털은 소유만 하고 창립멤버인 곽동걸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경영을 맡고 있다. 정진혁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올해 1월 한화생명이 15%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분율이 재편됐다.


크게 세 갈래로 나눠본 결과는 한국 PE 세대교체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능동적으로 승계에 나선 곳은 대부분 조직 안에서 답을 찾았다. 외부에서 답을 찾은 사례는 2곳에 그쳤고, 절반에 가까운 PE는 여전히 창업자 중심이다. 세대교체가 무르익었다기보다는, 현재 진행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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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된 토종PE 경영진은…내부 승계 48% vs 창업자 그대로 44% [PE 2.0]①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유형의 분류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일 뿐이다. 같은 '내부 승계'라도 어떤 곳은 후배에게 회사 지분을 떼어줬고, 어떤 곳은 대표 명함만 넘겼다. 같은 외형이어도 얻는 것과 내주는 것이 달랐다. 안에서 물려준 곳은 색깔과 연속성을 지키는 대신 인재 이탈을 감수해야 했고, 밖에서 자본을 끌어들인 곳은 안정성과 투명성을 얻는 대신 정체성에 관한 도전을 받아야 했다. 창업자가 자리를 지킨 곳은 여전히 '후계'라는 큰 숙제를 떠안고 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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