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원 맥북이 119만원 됐다" 현실이 된 칩플레이션…애플·MS 등 줄인상 예고
메모리값 급등, 소비자에 전가
맥북 등 100~300달러 올려
아이폰 등 추가 인상 가능성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에서 비롯된 물가 충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잇따라 소비자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회사들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027년 이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만큼 '가격 인상 도미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맥북과 아이패드 등 자사 제품 가격을 보급형 모델 기준 100~300달러가량 인상했다. 맥북 가격은 약 15~20%, 아이패드 가격은 약 15~25% 올렸다. 인상률이 높은 제품은 '아이패드 에어'로 599달러에서 749달러로 25%나 높였다.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도 699달러로 100달러 뛰었다. 한국 가격은 99만원에서 119만원으로 올렸다. 최고 사양 16인치 '맥북 프로'는 미국 가격이 9999달러, 한국 가격이 1699만원으로 바뀌었다.
애플은 성명에서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폭증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애플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40여년 업계 생활 동안 이런 가격 급등은 처음이다.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홍수"라고 밝혔다. 아이폰 가격도 언제 올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애플은 이날 추가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 18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애플은 막대한 메모리 구매력을 활용해 낮은 가격을 확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메모리 수급 불안은 결국 애플도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면서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은 최근 3개 분기 동안 4배나 뛰었다. 보고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아이폰 제조원가가 대당 약 200달러 증가할 수 있다며 애플 제품 전반의 추가 가격 인상을 예상했다.
메모리발 가격 인상 도미노는 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은 메모리 비용 급등은 PC와 게임 콘솔 등 기술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MS도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내놨다. MS는 오는 8월부터 게임 콘솔 엑스박스 가격을 최대 150달러 올린다. 회사는 "게임 콘솔용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이 이미 2배 이상 올랐고 내년까지 다시 두 배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PC 플랫폼을 운영하는 밸브도 지난 22일 콘솔형 PC인 '스팀 머신'의 가격을 경쟁 콘솔 대비 높게 책정했다. 가장 저렴한 버전의 가격을 영국 879파운드, 미국 1049달러로 확정했다. 현재 판매 중인 플레이스테이션 5 디지털 에디션(599달러)이나 Xbox 시리즈 X 디지털 버전(599달러)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가격이다. 회사는 당초 신제품을 올해 초 출하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2월 메모리와 저장장치 공급난이 계속되면서 가격과 출하 계획을 계속 재검토해왔다고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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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가격 인상은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이 80%를 웃도는 매출총이익률을 발표한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론은 올해 3분기 조정 매출총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84.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1.9%를 웃돈다. 회사는 AI 수요에 힘입어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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