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일본 방위상 방한해 장관회담
일본의 지속적인 요구에 정부는 신중모드
한달여 만에 다시 만나는 한일 국방부 장관이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문제를 다시 논의할지 주목된다. 일본은 유기적인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 협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CSA는 유사시 탄약·연료·식량 등 군수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국가 간 약속을 의미한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27∼28일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1월 안 장관의 방일 답방 성격도 있다. 안규백 장관과 고이즈미 방위상이 28일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특히 안 장관과 고이즈미 방위상은 회담 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양국 청년세대를 만나 함께 안보 대화를 하는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IDA가 있는 동대문구는 안 장관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안 장관이 지난 1월 방일했을 당시에도 고이즈미 방위상이 자신의 지역구인 요코스카시로 초청했었다. 당시 두 장관은 친교 일정으로 탁구 시합을 하며 실력을 겨루기도 했다. 이번 방한 때도 친선 탁구 경기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 한미일 안보협력 차원 지속적인 요구
일본은 그동안 ACSA 체결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일본은 보다 유기적인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서라도 ACSA 체결 등 한일 안보협력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인도, 독일 등과도 ACSA를 맺고 있다.
한일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양자 회담을 하고 9년 만의 한일 수색·구조훈련(SAREX) 재개 계획 등에 합의했다. 수색·구조훈련 재개는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 때 불거진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 논란과 이어진 한일 초계기 갈등 등으로 중단됐던 양국 국방 당국의 협력을 복원하는 '매듭' 성격이 있다.
지소미아 이후 한단계 제도화 추진 원해
일본은 SAREX 다음 단계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차관급으로 격상돼 열린 한일 외교·국방 당국의 '2+2' 안보정책협의회에서 ACSA 체결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ACSA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ACSA가 체결된다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한일이 북한 핵·미사일과 관련해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체결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이어 한일 안보협력이 한 단계 더 제도화한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민감한 국민 정서, 과거사 문제 등을 감안할 때 한국 정부로서는 쉽게 나서기 어려운 민감한 문제다. 유사시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근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올 정도다. 한일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GSOMIA 체결이 서명 직전 무산됐을 때 ACSA 체결도 함께 추진했었다. 당시 GSOMIA 무산과 함께 ACSA 논의도 보류됐는데, 이후 일본 조야에서 꾸준히 ACSA 필요성이 거론됐음에도 한국 정부의 신중한 태도가 계속되면서 가시적 진전이 없었다.
이재명 과거사 문제 등 감안해 "시기상조"
이재명 정부 역시 현재까지 ACSA 체결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과 관련해 "우리 국민들 정서상 받아들이기 현재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ACSA 문제에서 당장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일본은 우회책을 통한 방위협력 강화를 꾀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일본 언론은 한국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1월 일본 항공 자위대로부터 급유 지원을 받은 것을 계기로 양국 방위 당국이 지원 정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안 장관과 고이즈미 방위상은 27일 블랙이글스 부대가 있는 공군 원주기지를 함께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논의가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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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번 방한 계기에 오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일본 측에서 요청해 성사된 일정이다. 조 장관은 지난해 8월에도 당시 농림수산상 자격으로 방한한 고이즈미 방위상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2001~2006년 일본 내각을 이끌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그는 평소 한일 외교관계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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