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섞는 등 새로운 조합으로 인기
K드라마 속 음료에서 관광객 필수템으로
젠슨황·헤일리 비버까지…유명인 효과도 한몫
바나나우유가 다시 뜨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소비자가 아니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열풍의 중심이다. K드라마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익숙해진 노란 항아리 모양의 음료는 편의점을 넘어 의류 매장, 뷰티 잡화점, 숙소 냉장고까지 파고들었다. 한국인에게는 오래된 추억의 음료였던 바나나우유가 외국인에게는 '마시는 한국 여행 인증템'이 된 것이다.
26일 연합뉴스는 한때 편의점 대표 음료로 통했던 바나나우유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관광 필수템'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집중 조명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편의점은 물론 의류 매장, 뷰티 잡화점, K-푸드 마트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바나나우유 판매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화장품이나 의류를 사러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산대 옆 냉장 매대에서 바나나우유를 함께 고르는 모습은 이제 명동 상권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최근 인기를 키운 건 이른바 '바나나우유 라떼'다. 편의점에서 얼음 컵, 파우치형 커피, 바나나우유를 사 직접 섞어 마시는 방식이다. 완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직접 조합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체험 콘텐츠가 됐다. 해외 매체들도 이 흐름에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한국식 바나나우유와 커피 조합을 소개하며, 바나나우유가 커피에 부드러운 질감과 과일 향을 더하는 재료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 바나나우유가 1970년대부터 이어진 대중 음료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 최근 인기를 키운 건 이른바 '바나나우유 라떼'다. 편의점에서 얼음 컵, 파우치형 커피, 바나나우유를 사 직접 섞어 마시는 방식이다. 완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직접 조합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체험 콘텐츠가 됐다. SNS 갈무리
원본보기 아이콘미국 생활 매체 베터홈스앤가든스도 바나나 커피를 여름 음료 트렌드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크라우드소싱 기반 종합 평점 플랫폼 운영사인 옐프(Yelp) 자료를 인용해 2024년 6월 대비 2025년 6월 'banana bread latte' 검색량이 6,267%, 'banana latte'가 1,573%, 'banana coffee'가 348% 증가했다고 전했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역시 한국식 바나나우유 라떼가 K팝, K드라마 등 한류 관심과 맞물려 해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콤한 바나나우유가 커피의 쓴맛을 누그러뜨리고, 집이나 편의점에서도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귀여운 용기도 한몫…"마시는 기념품"
맛만큼 강한 흡인력은 제품의 외형이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가 1974년 출시 이후 달항아리에서 착안한 항아리 모양 용기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한다. 둥근 병 모양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일반 종이팩 우유나 캔 음료보다 사진 찍기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숙박업계에서도 바나나우유는 '웰컴 드링크'로 활용하고 있다. 명동에서 외국인 대상 숙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올해 초부터 생수나 주스 대신 바나나우유를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편의점 문화를 선물하는 느낌이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 도중 구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05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특히 지난 6월 젠슨 황 CEO의 방한 이후 관련 식품 판매가 늘기도 했다. 젠슨 황 CEO가 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회동하면서 바나나 우유를 시민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이다. 이후 홍대 인근 편의점에서는 바나나맛우유 공급량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었고, GS25 전국 판매도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실제 명동 일대 편의점과 대형 마트에서는 바나나우유가 매장 중앙이나 계산대 인근 냉장 매대에 대량 진열 중이다. 한 편의점 직원 최모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나나우유는 삼각김밥, 샌드위치와 함께 들여놓기 무섭게 빠져나간다"며 "계산하자마자 인증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K푸드가 식사에서 간식·디저트로 넓어져"
전문가들은 바나나우유 열풍을 K푸드 소비 방식의 변화로 본다. 과거 외국인에게 K푸드가 김치, 불고기, 비빔밥 같은 식사류 중심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편의점 간식과 디저트, 길거리 음식처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품목으로 관심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맛만큼 강한 흡인력은 제품의 외형이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가 1974년 출시 이후 달항아리에서 착안한 항아리 모양 용기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한다. 둥근 병 모양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일반 종이팩 우유나 캔 음료보다 사진 찍기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SNS 갈무리
원본보기 아이콘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연합뉴스에 "바나나는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소재라 맛에 대한 이질감이 적고, 바나나우유는 한국인이 오랫동안 즐겨온 대표 음료라는 상징성이 있다"며 "한국인의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현지인처럼 체험하려는 외국인 관광 수요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요즘 젊은 외국인 관광객은 정식 식사보다 스낵, 디저트, 길거리 음식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바나나우유는 가격 부담이 낮고 SNS 인증에도 적합해 관광 상품으로 확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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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바나나우유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마시는 한국 여행 기념품'이 되고 있다. 노란 항아리 모양 병을 들고 사진을 찍고, 편의점 커피와 섞어 마시고, 숙소 냉장고에서 발견하는 경험까지 더해지며 한국 여행의 작은 장면을 완성하는 상품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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