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기준 최대 74兆 매도 가능성
시장 충격 줄이려 거래일 확대·속도 조절 전망
매도 자금 상당 부분 국내채권 이동할수도

코스피 쥐락펴락 국민연금…9000피 뚫으면 얼마나 팔아야할까[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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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자 시장의 관심은 다시 '수급'으로 향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빠르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여력을 계산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조용히 다른 숫자를 보고 있다. 바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분배 재조정) 규모와 시장 영향을 분석했다. 국민연금기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1526조1000억원 규모다. 당시 자산별 비중은 해외주식이 36.5%로 가장 컸고, 국내주식은 21.0%, 국내채권은 19.2%, 대체투자는 16.2%, 해외채권은 6.9%였다. 이후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주식 비중은 빠르게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신영증권은 이달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30.8%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통해 국내주식 비중을 상향 조정했다. 연초 기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4.9%였지만, 새 기준에서는 20.8%로 높아졌다. 해외주식은 37.2%에서 34.7%, 국내채권은 24.9%에서 23.1%, 해외채권은 8.0%에서 7.4%, 대체투자는 15.0%에서 14.0%로 낮아졌다.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높인 것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 예전 기준이었다면 훨씬 더 큰 매도 압력이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국내주식 비중이 허용 범위 위로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에는 전략적 자산배분(TAA)과 전술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가 있다. 국내주식은 목표 비중에서 TAA 6%포인트, SAA 2%포인트까지 허용된다. 두 범위를 모두 쓰면 국내주식 비중은 최대 28.8%까지 허용된다.


신영증권은 이달 말 코스피가 8175포인트 이상이면 국내주식 비중이 이 최대 허용 범위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스피가 9000을 웃돌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30.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밸런싱을 위해 국내주식을 일부 팔아야 한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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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규모는 가정에 따라 달라진다. 전술적·전략적 자산배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코스피 9000 기준 매도 필요 규모는 74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SAA와 TAA 합산 1%포인트를 사용하면 55조9000억원, 2%포인트를 모두 사용하면 37조3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밸런싱 방식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밸런싱 거래일이 기존 10일에서 20일로 확대되고, 일간 매도 규모도 줄어들었다"라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져 매도 필요 규모가 더 커질 경우 리밸런싱 속도를 늦추거나, 연말 국내주식 비중을 추가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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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일부 줄이면 그 자금의 상당 부분은 국내채권으로 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비중은 아직 여유가 있다. 1분기 말 기준 단기자금 제외 국내채권 비중은 19.2%였고, 신영증권은 이달 말 15%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채권에 국민연금의 매수세가 몰리면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조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매수세가 하반기 국내채권 수급에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금리 상단을 일정 수준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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