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은행 승계 구도 재편
여성 후보 레이크 은퇴
페트노·로어보 공동 사장 승진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후계 구도가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졌다. 유력 후보로 꼽혀온 마리앤 레이크 소비자금융 부문 CEO가 전격 은퇴를 결정하면서, 더그 페트노와 트로이 로어보가 차기 CEO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한국JP모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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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날 페트노와 로어보를 회사 공동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JP모건의 상업·투자은행 부문을 함께 이끌어왔다.

이번 인사에 따라 페트노는 JP모건 상업·투자은행 부문 단독 CEO를 맡는다. 로어보는 레이크가 이끌던 소비자·커뮤니티은행 부문 CEO로 이동한다. 소비자·커뮤니티은행 부문은 미국 내 약 8700만명의 소비자와 750만개의 중소기업 고객을 보유한 JP모건의 핵심 사업부다.


레이크는 올여름 JP모건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그는 다이먼 CEO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돼 왔다. 과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고, 최근에는 JP모건의 소비자금융 사업을 총괄해 투자자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레이크는 승계 후보군 내 대표적인 여성 임원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레이크의 퇴장으로 JP모건의 승계 구도가 페트노와 로어보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지난해 제니퍼 핍작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했지만, 핍작은 앞서 차기 CEO 후보군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이먼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변화는 이사회가 신중하게 진행해온 승계 계획과 최고 경영진 육성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JP모건은 운영위원회뿐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쳐 뛰어난 고위 리더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인사를 다이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본격적인 승계 시험대로 보고 있다. 페트노와 로어보가 각각 JP모건의 양대 핵심 사업부를 맡게 됐기 때문이다. 상업·투자은행 부문과 소비자금융 부문은 지난해 JP모건 전체 순이익 570억달러 가운데 약 80%를 차지했다.


페트노는 천연자원 분야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2012년부터 다이먼 CEO의 최고경영진 회의체에 참여해왔다. 그는 오랜 기간 중소·중견기업 대상 상업은행 사업을 이끌었고, 이후 상업·투자은행 통합 부문 공동 CEO로 승진하면서 승계 후보군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로어보는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출신으로 외환 파생상품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5년 JP모건에 합류한 뒤 시장 부문 리스크 관리와 트레이딩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20년 최고경영진 회의체에 합류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JP모건의 소매금융 사업을 맡게 됐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게티이미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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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핵심 임원들에게 대규모 잔류 보너스도 지급하기로 했다. 규제 당국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페트노와 로어보는 각각 3000만달러 규모의 일회성 보상을 받는다. 해당 보상은 3년에 걸쳐 확정된다. 핍작 COO와 자산·자산관리 부문을 이끄는 메리 어도스에게도 각각 2000만달러 규모의 보상이 부여됐다.


시장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크리스토퍼 맥그래티 키프브루엣앤드우즈(KBW) 애널리스트는 "레이크가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만큼 그의 은퇴는 다이먼 CEO 승계 구도를 재편하는 결정"이라며 "페트노와 로어보가 과거 CEO직의 발판 역할을 해온 사장급 자리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제라드 캐시디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번 고위 경영진 재편이 예상 밖이라고 평가하면서도 "JP모건에서는 과거에도 고위 임원 이탈과 조직 개편이 드물지 않았다"며 "깊은 경영진 풀을 바탕으로 이번 변화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마이크 메이요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다이먼 CEO의 향후 은퇴에 대비해 이사회가 준비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소비자금융 부문을 이끌어온 레이크라는 인재를 잃게 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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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 CEO는 2006년부터 JP모건을 이끌어온 월가의 대표적 거물 경영자다. 올해 70세인 그는 구체적인 퇴임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인사는 다이먼 체제 이후를 준비하는 JP모건의 승계 절차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다이먼 CEO가 당장 물러나기보다는 후계 후보들에게 핵심 사업부를 맡겨 성과를 검증하는 시간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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