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3중고]②자꾸 미뤄지는 출시일…주 52시간에 묶인 개발 골든타임
게임 개발 직무 재량근로제 8년째 답보
문체부 "고용부에 업계 요구 전달·협의"
"'게임 완성도를 위해 출시를 미룬다'고 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 등 개발 여건도 영향을 미치죠. 아무래도 트렌드 반영이나 개발자 개인 포트폴리오를 위해선 게임이 제때 출시되는 게 좋아요."
게임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재량권을 정부에 8년째 요구하고 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그 사이 중국은 대규모 인력이 밤낮없이 일하며 양질의 게임을 쏟아내고 있다. 게임산업 경쟁력 약화가 현실화하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유연근무제만으로는 게임 출시 일정을 맞추거나 각종 변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업계의 지적을 반영, 게임 개발 직군의 재량근로제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협의 중이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상 재량근로제 대상은 '정보처리시스템을 설계·분석하는 직무'로 제한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일부 핵심 프로그래머만 해당한다. 고용부가 가이드라인 유권해석을 통해 '신상품 또는 신기술 연구·개발' 개념에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했으나, 마찬가지로 프로그래머라는 특정 직무에 국한돼 있다.
이에 게임사들은 제조업 중심의 모호한 법조문 대신 직군별 세무 직무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량근로는 직무별로 적합성을 판단한 뒤 사측과 근로자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임 개발에는 프로그래머뿐 아니라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만큼 현장 특성을 반영해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근로시간 제약은 게임 유행 주기가 짧아지는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몇 년 후의 트렌드를 예측해 개발에 착수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일본처럼 유행 상관없이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게 아니라면, 중국과의 경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개발 중인 한국적인 소재의 게임들은 몇 년 전부터 구상한 것인데 (K콘텐츠) 유행이 오래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노조 등 일각에서는 재량근로제 확대가 고강도로 일하는 '크런치 모드'를 부활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과로사 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게임업계의 관행을 되풀이하는 위험한 시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재량근로제는 필요에 따라 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무리가 없다"며 "고용부에 업계 요구 사항과 가이드라인을 넘어 시행령 차원에서의 검토 의견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게임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업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9시간으로 전년(44.4시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업계 종사자의 비공식 업무 시간은 주 9.2시간으로 전년 대비 3.5시간 증가했다. 퇴근 이후 발생하는 원격 장애 처리, 글로벌 출시 등이 그림자 노동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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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 서버는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기계적인 출퇴근 시간 대신 업무를 재량껏 조절하고 성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재량근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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