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와 외골격 로봇 간 상호교감을 가능케 할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이 국내에서 시작됐다. 뇌에서 보낸 신호로 로봇의 움직임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하는 촉각과 힘 정보가 뇌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플랫폼의 핵심이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과 ㈜엔젤로보틱스가 세계 최초로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난 4월부터 시작돼 2032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인간의 운동 메커니즘을 모방한 계층적 로봇 제어 아키텍처.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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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신호를 이용해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 뉴럴링크(Neuralink)와 싱크론(Synchron) 등 글로벌 기업이 현재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실제 움직임과 감각을 동시에 연결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뇌 신호가 무엇을 제어하고, 어떤 감각을 되돌려 받는지가 명확하지 않아 신호 해독 기술 발전에 연구가 집중돼 온 까닭이다.

이와 달리 'Brain-to-Robot'은 외골격 로봇을 직접 제어 대상으로 한다. 사용자의 뇌 신호가 행동 의도로 전달돼 로봇을 움직이는 동시에 로봇이 감지한 지면 반력(바닥이 발을 밀어내는 힘)·관절 토크(관절 회전력)·촉각 정보가 다시 뇌에 전달되는 양방향 인터페이스 구현이 'Brain-to-Robot' 개발 목표다.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가 뇌 인터페이스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Brain-to-Robot' 개발 과정에서 KAIST 연구팀은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공 교수 연구팀은 웨어러블 로봇 제어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동작 의도 해석 기술 개발을 맡는다.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Brain Chip(뇌 신호 처리 반도체)에 전달하기 위한 체성감각 인터페이스(신체 감각 전달 시스템) 설계가 핵심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장애인을 대신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 피부와 AI 기반 체성감각 해석 기술 개발을 맡는다.


이들 연구팀은 뇌 신호를 로봇 제어 명령으로 변환하고, 로봇이 감지한 감각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AI 기반 인코딩·디코딩(신호 변환·해석) 알고리즘 개발도 추진한다.


수백 개 채널의 피질 신호(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실시간 처리하고, 극도로 짧은 지연시간의 폐루프(closed-loop·신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환 제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주된 과제다.


AI 생성 이미지.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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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화는 공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KOSDAQ:455900)가 맡는다. 궁극적으로 공동연구팀은 'Brain-to-Robot'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부터 실제 보급까지 전주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 교수는 "'Brain-to-Robot'은 사지마비 장애인이 병원 밖 일상에서 스스로 걷고, 물건을 집으며 손끝의 감촉까지 느끼는 새로운 재활 패러다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Brain-to-Robot'이 국내외를 통틀어 이전에 시도되지 않은 최고난도 융합기술인 만큼 장기 안전성 확보와 임상 검증, 인허가 체계 마련이 기술 개발과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서 안전·유효성 검증과 임상 근거 축적, 위험관리 체계 구축, 뇌 신호 데이터 보호 및 사이버보안, 윤리적 수용성 검토도 유기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어필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Brain-to-Robot' 플래그십 과제는 KAIST 연구팀을 주축으로 추진하는 세계 최고난도 융합연구"라며 "KAIST에서 뇌 인터페이스, AI, 반도체, 로봇 분야 연구진이 관련 원천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차세대 'Brain-to-Robot'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 교수는 보행 보조 외골격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를 창업, 국제 사이배슬론(Cybathlon·장애인 보조기술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다. 김 교수 역시 로봇 피부 기술 연구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세계적 연구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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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재 컨소시엄을 구성해 뇌 신경 인터페이스와 외골격 로봇을 결합한 'Brain-to-Robot' 플랫폼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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