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연간 총 5000억원 소각 계획
우리금융·농협중앙회·하나금융 등도 연달아 추진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와 맞닿아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논란은 과제
금융권에서 장기연체채권 소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발맞춰 부채 상환이 어려운 금융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다만 성실 상환 차주들과의 형평성 논란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3300억원, 연간 총 50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이 지난 2월 장기연체채권 576억원을 이미 소각한 데 이어 7년 이상 장기연체채권 약 1200억원을 추가로 정리한다. 신한카드는 지난 10일 8년 이상 장기연체채권 약 1500억원을 일괄 소각했다.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 등도 6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 소각에 동참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약 28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할 방침이다. 소각 대상은 연체 5년 초과, 5000만원 이하 채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약 4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에 대해 추심 중단과 미수이자 면제를 실시했으며, 이 채권도 소각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추가로 12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없앨 계획이다. 우리카드도 약 12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추진한다.
농협중앙회도 계열사별로 자체 연체채권 소각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규모는 농협은행 2870억원, 농축협 1500억원, 농협자산관리 2500억원 등 총 6870억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특수채권으로 분류된 지 5년이 지난 5000만원 이하 개인 연체채권 약 2000억원을 소각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월 335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정리한 데 이어 이달 1000억원 규모를 추가로 소각해 총 1335억원어치의 장기연체채권을 자체적으로 없앤다.
금융권이 앞다퉈 장기연체채권 소각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빚 때문에 죽는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관련 시스템 개선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빚을 소각하지 않고 계속 추심하는 관행을 두고 '원시적 약탈적 금융'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포용금융 평가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평가 항목에 장기연체채권 소각 규모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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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연체채권 소각을 통해 금융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은 완화될 전망이지만,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논란은 여전히 풀어야 할 쟁점이다. '버티면 감면된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연체채권을 대규모로 소각해주면 부채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혜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빚을 갚지 않으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부채를 탕감하기보다는 이자율을 경감하는 방식으로 원금은 갚도록 하는 것이 정상적인 자본시장 흐름에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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