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주요 기업 투자 계획, 정부 지원 함께 제시
타운홀 미팅 형태로 행사 준비…투자 협약식도 예정
최태원 SK회장 등 주요 기업 CEO 참석
반도체 분야만 최소 400~500조…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AI·로봇 포함 복합 산업벨트로

이재명 정부가 30일 서남권 신산업 투자전략을 국민에게 직접 보고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로봇, 전력망 등 차세대 첨단산업을 총망라한 대규모 민관 투자 구상이 공개될 전망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만 최소 400조~500조원 규모의 투자가 거론되는 만큼, 다년간 전체 투자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재계와 여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30일 서남권 첨단산업 투자 관련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SK 등 주요 기업의 지역 투자 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타운홀 형식으로 준비되고 있는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투자협약식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이 최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핵심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지역 투자와 신산업 육성 방안을 조율해온 것도 이번 보고회를 겨냥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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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회는 단순한 기업 투자 발표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 차 '국가 대전환' 성장전략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수도권 일극 구조를 완화하고 권역별 성장 거점을 키우는 지역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해왔다. 특히 서남권은 재생에너지, 전력망, 항만·물류, 산업용지 등에서 대규모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반도체·AI 산업의 새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호남·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한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것도 이번 보고회와 맞물려있다. 김 실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방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AI 산업 급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도권의 부지·전력·용수 한계를 들어 새로운 입지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용인 클러스터를 유지하면서도 호남 등 서남권을 포함한 제2의 첨단산업 거점을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정부 구상이 보다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반도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첨단산업 투자 규모 최대 1000조 이상


가장 큰 관심은 반도체 투자 규모다. 재계에서는 서남권에 반도체 생산기지와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패키징 등 후공정 시설, AI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900조원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분야 예상 투자 규모만 수백조원에 달한 전망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로봇, 전력망, 수소·재생에너지 기반 시설 등을 포함해 추가적인 정부 지원까지 감안하면 장기간에 걸친 투자 총액은 100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공정 팹(생산라인)에 패키징(후공정) 공장까지 포함된 '메가 클러스터' 규모로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전공정 팹과 소부장·팹리스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용인 클러스터보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가 분석한 '반도체 비용 경제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께 완공될 미국 내 2나노 이하 차세대 선단 로직 팹은 건설·장비 등 초기 자본투자만 250억~300억달러(약 38조~46조원)가 필요하고, 10년 운영비까지 포함한 총소유비용은 350억~430억달러(약 53조~66조원)에 달한다.

[단독] 이재명 정부, 30일 서남권 첨단산업 투자 국민보고회…반도체·AI·로봇 총망라 '1000조 프로젝트' 윤곽 원본보기 아이콘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투자 금액만 장비 비용을 제외하고도 30조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서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6기 수준의 전공정 팹을 조성하고 후공정 시설까지 더하는 경우 반도체 투자 규모는 용인 클러스터와 유사하거나 이를 웃도는 1000조원 안팎까지 커질 수 있다. 단순 환산하면 전공정 팹 8~12기에 대한 초기 자본투자만 300조~550조원대에 달하고, 10년 운영비까지 포함한 총소유비용은 400조~800조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여기에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시설과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투자까지 더하면 반도체 클러스터 총투자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행사는 기업 투자만을 앞세우기보다 정부의 제도·인프라 지원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산업 투자는 공장 부지 확보만으로는 성사되기 어렵다. 안정적 전력 공급, 송전망 확충, 용수 확보, 인허가 단축, 세제 지원, 인재 양성,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AI와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력망 구축 계획도 이번 보고회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후보지로는 광주·전남권과 충청권이 함께 거론되고 있으며, 광주 북구·광산구와 전남 장성군에 걸쳐 조성 중인 첨단3지구와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이 있는 충남 온양·천안 등지의 추가 투자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만큼 건설 기간은 향후 10년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에 이어 AI·로봇까지

[단독] 이재명 정부, 30일 서남권 첨단산업 투자 국민보고회…반도체·AI·로봇 총망라 '1000조 프로젝트' 윤곽 원본보기 아이콘

서남권은 수소·재생에너지와 산업용 부지, 항만·물류 인프라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AI 산업의 새로운 실증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을 수소와 로봇, AI의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른 AI·로봇 기업들도 서남권에 생산·연구·실증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일종의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로봇·AI 투자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서남권 산업 구상은 단순 제조기지 조성을 넘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로봇 제조·실증을 잇는 복합 산업벨트로 확장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가 대규모 전력 수요를 만들고, 로봇·모빌리티 기업들이 이를 활용한 제조·서비스 실증에 나서는 구조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전략과 신산업 육성 전략을 한데 묶으려는 것도 이 같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서남권 발전전략은 기존의 '지역 투자 유치' 수준을 넘어 국가 산업 지도를 다시 짜는 성격을 띠게 된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AI 산업을 서남권으로 확장하고, 이를 로봇·에너지·데이터센터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SK의 AI·반도체 투자, 삼성의 반도체 생태계 확장 가능성, 주요 에너지·로봇 기업의 참여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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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실제 집행 가능성과 속도는 별개의 과제다. 대규모 투자는 기업의 중장기 경영계획, 글로벌 반도체 경기, 전력 수급, 지방정부의 부지·인허가 준비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발표 단계에서 총액을 크게 제시하더라도, 투자 시기와 사업별 확정 규모, 민간 부담과 공공 지원의 경계가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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