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복잡한 사정"
패혈증 위험·수술 부담…의료진 딜레마 언급
"법적 책임과 의료 현실 함께 살펴봐야"

최근 인천의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지역 요양병원에서 절단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현직 의사가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여겨진다"는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절단된 80대 입원 환자의 신체 일부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인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절단된 80대 입원 환자의 신체 일부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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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관 의정부 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수술실도 아닌 병실에서, 그것도 메스가 아니라 가위로 다리를 절단했다는 것이 믿기 어려웠다"면서도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썼다.


앞서 지난 10일 인천 연수구의 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사람의 왼쪽 다리 일부가 발견돼 경찰이 강력 사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조사 결과 절단된 다리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89세 여성 환자의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는 심장 기능 저하와 심한 다리 괴사로 종합병원에서 수술 위험이 크다는 판단을 받고 퇴원한 뒤, 가족들이 수소문 끝에 해당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괴사가 악화하자 병원 측은 가족 동의를 받아 병실에서 괴사 부위를 절단했고,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잘못 분류돼 외부로 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양 과장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면 의료진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일반적으로 이 정도 괴사가 진행되면 종합병원 이상에서 절단술을 시행하지만, 해당 환자는 심장 기능이 크게 저하돼 전신마취 자체가 위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리를 살리는 것도 아닌 절단에, 목숨을 걸기는 쉽지 않다"고 적었다.

수술을 하지 않는 것도 해결책은 아니었다는 것이 양 과장의 견해다. 그는 "놔두면 점점 다리의 상태는 나빠진다. 다리만 나빠지는 게 아니다. 패혈증으로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양 과장은 당시 치료가 교과서적인 방식은 아니었다면서도 "의료진이 마주한 상황 역시 교과서 속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의료법과 의료폐기물 처리 등 법적 책임뿐 아니라 중증 고령 환자를 둘러싼 의료 현실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요양병원이 사실상 폐업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면 앞으로 그 어떤 요양병원과 의사도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선뜻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입원시키더라도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처치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손을 대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인천 요양병원 다리 절단 사건 역시 완벽한 의료의 이야기는 아니다.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적어도 의료진은 환자를 외면하기보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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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의 과실에 대한 책임은 묻되 의료진의 선의와 환자 치료를 위한 노력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앞으로도 의사들이 위험한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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