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무대로 떠난 '이웃사촌'…K팝 원조 가수 옥희 영면
24일 유족·동료 가수 배웅 속 영결식 엄수
남편 홍수환 "천국 특실로 갔을 것" 고별사
'나는 몰라요' 남긴 70년대 큰 별 20일 별세
1970년대 인기 가수 옥희(본명 김광숙)가 가족과 동료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향년 73세.
고인의 영결식은 24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박상철 대한가수협회장을 비롯해 유현상, 강진, 임희숙, 장미화, 강혜연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옥희는 신장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20일 세상을 떠났다. 남편인 홍수환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은 투병 중인 아내를 마지막까지 곁에서 간호했다.
홍수환은 이날 고별사에서 "내가 이렇게 훌륭한 가수랑 살았나 싶다"며 "30년을 같이 살아도 더 멋진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의 생전을 돌아보며 "남의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식구들에게는 종일 말 한마디 없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하나님 앞으로 가서 히트곡이 뭐냐는 질문에 '이웃사촌'이라고 대답하면 '특실로 모셔라'라고 할 것 같다"고 했다.
동료들도 눈물로 고인을 보냈다. 임희숙은 "아프실 때도 아프단 말을 한 번도 안 했던 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장미화는 "독보적인 허스키 보이스와 당당한 몸짓으로 무대를 휘어잡던 그 누구보다 멋지던 디바였다"고 회상했다.
옥희는 1953년 한국전쟁 중 피란지 부산에서 악극단 활동을 하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휴전 후 서울로 올라온 그는 배화여중 3학년 때 명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던 고모 소개로 현미를 만났다. 이를 계기로 미8군 쇼 공급 업체에서 오디션을 보고 연예계에 진출했다.
그는 1968년 5인조 그룹 서울시스터즈의 리더로 데뷔해 홍콩과 중동,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했다. 2019년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우리는 세계를 누비던 K팝의 원조였다"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974년 노래 '나는 몰라요'를 발표하며 솔로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희갑 작곡가와 김중순 작사가가 만든 이 곡으로 그는 MBC '10대 가수상'을 받았다. 이후 '눈으로만 말해요'(1975), '어디에 있을 것 같아'(1976), '아 그날이'(1976), '이웃사촌'(1977), '두 손을 잡아요'(1977)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고인은 1977년 홍수환 전 챔피언과 결혼해 이듬해 딸을 얻었으나 2년 만에 이혼했다. 출산으로 활동을 잠시 쉬었던 그는 1981년 '아내의 일기'와 '옥희의 꿈'을 발표하며 무대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이혼 16년 만인 1995년 재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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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희는 '소설 같은 사랑'(2003), '돈 때문에'(2007) 등을 발매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신장암 투병 중이던 지난 3월 KBS '가요무대'에 출연해 노래 '정열의 꽃'을 열창했다. 암 진단을 받기 전인 2024년에 발표한 '고마운 사랑'과 음악 동인 예우회 음반에 실린 '인생 열차'(2017)가 고인의 유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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