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간이검사 양성에도 혐의 부인
학교·학원 밀집 아파트 인근서 이상 행동
경찰, 펜타닐 여부 국과수 정밀감정 의뢰 방침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촬영된 이른바 '마약 좀비' 영상 속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남성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수원 권선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긴급 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가 A씨의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다. SNS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가 A씨의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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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가 A씨의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 속 A씨는 등을 굽힌 채 양팔을 아래로 축 늘어뜨리고 서 있었다. 몸은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고, 좌우로 조금씩 비틀거릴 뿐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A씨가 이 같은 상태로 10분 넘게 서 있었다고 전했다.

학교·학원가 인근 주민과 아이들 눈앞에서 '휘청'

논란이 커진 이유는 장소 때문이었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초등학교와 학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생활권이었다. 아이들과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거리에서 해외 마약 거리 영상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 나타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경찰은 영상이 확산한 뒤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22일 오전 10시 30분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영상 속 인물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검사를 진행했고,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긴급 체포했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초등학교와 학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생활권이었다. 아이들과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거리에서 해외 마약 거리 영상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 나타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SNS 갈무리

A씨가 발견된 곳은 초등학교와 학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생활권이었다. 아이들과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거리에서 해외 마약 거리 영상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 나타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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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체포 당시 A씨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이나 펜타닐 등 마약류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간이검사만으로는 필로폰 등의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영상 속 A씨가 손에 쥐고 있던 흰색 물체가 마약류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마약 구입 경로와 투약 시점,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다만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인 만큼 최종 혐의 입증 여부는 추가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해외에서나 보던 장면이 왜 수원에

이번 사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 등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펜타닐 확산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충격을 키웠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7만 9384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합성 오피오이드 관련 사망자는 4만 7735명에 달했다. 합성 오피오이드에는 펜타닐과 그 유사체가 포함된다.

이번 사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 등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펜타닐 확산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충격을 키웠다.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 등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펜타닐 확산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충격을 키웠다.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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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펜타닐은 위험성이 크다. CDC는 불법 제조 펜타닐이 가루나 위조 알약 형태로 유통될 수 있고, 헤로인·코카인·메스암페타민 등 다른 마약에 섞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치명적인 양이 들어 있어도 눈으로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는 방식으로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023년 한 해 810명이 의도치 않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져 역대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이후 사망자 수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현지 당국과 전문가들은 펜타닐이 여전히 지역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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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최근 서울 강남에서 마약에 취한 채 쓰러져 있던 20대 여성 2명이 긴급체포된 데 이어 수원에서도 유사한 영상이 퍼지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학교와 학원이 밀집한 생활권에서 이상 행동이 목격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지역사회 안전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또한 23일 SNS를 통해 "해외 SNS에서나 보던 이른바 '마약 좀비' 현상이 이제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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