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사원장 기자간담회…"7월 선관위 실지감사 전망"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 후 선거관리 신뢰 회복 과제 부상
감사 운영 전반 '국민편익 향상' 중심 재설계
적극행정은 보호하고 지방토착비리·재정누수는 집중 감찰
AI 감사시스템·감사 데이터 허브 구축 추진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문제와 관련해 "23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늘 회계검사를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4 연합뉴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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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이날 감사원 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참정권 침해 사태에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이 있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자료 수집을 해 감사의 범위·기관을 정하고, 검사 사항을 선정하는 대로 대략 7월 정도에는 실지감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은 할 수 없지만, 헌법기관에 대한 회계검사는 저희에게 주어진 책무"라며 "자료를 수집하고 드러나는 사실관계를 종합해 할 수 있는 검사 사항을 선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구체적인 검사 사항에 대해선 "선거 경비 목적 이외에 지출이나 부실한 선거경비 정산, 선거장비와 물품의 부당 구입·장기간 방치 등 회계검사를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가 있다"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회계 집행이나 재정 운용과 관련한 유의미한 결과를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외부통제가 취약한 헌법기관 등에 대해 국가 최고감사기구로서 회계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되는 기관이라 하더라도 예산 집행과 행정 운영의 투명성까지 통제 사각지대에 놓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결정이다.


최근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관리 행정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운 계기가 됐다. 감사원은 선관위의 헌법상 독립성을 고려하되, 회계검사 권한 범위 안에서 예산 편성·집행의 적정성, 관련 행정 시스템의 운용 실태 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김 원장은 감사원 운영 기조를 '국민의 편익 향상'에 역점을 두고 감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했다. 기존의 합규성 중심 감사가 행정개선 효과를 떨어뜨리고, 공직자에게 잘못과 결과책임만 부각해 현장의 복지부동을 키웠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앞으로 감사는 단순히 규정 위반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 삶의 불편을 줄이고 행정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감사사항 선정 단계부터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국회와 전문가 등 외부의 감사 수요도 폭넓게 반영하기로 했다. 감사 수행 과정에서도 단순 지적보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근본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감사 결과 역시 처분 중심에서 벗어나 제도 개선 효과와 국민 편익 증대 여부를 함께 따지는 방식으로 바뀐다. 감사원은 오는 8월 감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세부 이행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감사부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또 적극행정 보호도 강화한다. 김 원장은 "공직자가 부득이하게 규정을 벗어나서 행위했더라도 국민편익을 높인 공익적 결과가 있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감사가 현장 공무원을 위축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국민 편익을 위해 움직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여야 한다는 취지다. 법령과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까지 용인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행정 현실과 공익적 성과를 함께 고려해 책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새 감사 기조의 안착을 위해 현재 10개 국민편익 시범감사를 진행 중이다. 불법 마약류 통관, 금융투자자 보호, 다중이용 체육시설 안전, 생활화학제품 안전, 장애인 복지 사각지대, 이차전지 등 신기술 안전, 정보보호 인증제도 등이 대상이다. 감사원은 시범감사 결과를 토대로 감사 실무 가이드를 정비하고, 필요한 규정 개정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6.24 연합뉴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6.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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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감사도 확대한다. 감사원은 기후환경위기 대응을 향후 4년간 주요 감사 분야로 설정하고,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녹색산업 성장과 연구개발을 3대 축으로 감사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무공해차와 충전 인프라 보급, 산업 부문의 기후위기 대응 지원, 농축수산 시설 인프라 개선, 기후대응기금 운용 등이 검토 대상이다. 기후위기 대응 예산이 확대되는 만큼, 정책 효과성과 재정 집행의 적정성을 함께 점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방토착비리와 재정누수 차단도 하반기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김 원장은 "지방소멸과 지역 간 격차 심화로 중앙정부의 지역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정책·사업의 효과성을 저해할 수 있는 지방토착비리와 재정누수를 적극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신설된 반부패조사국을 중심으로 지방 권력과 이권이 결합한 구조적 비리, 보조금·위탁사업 등에서 발생하는 예산 낭비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도 도입된다. 감사원은 올해 안에 AI 활용의 원칙과 한계를 정한 윤리강령을 마련하고,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AI 윤리위원회 구성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감사원 독자 AI 모델과 감사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자료 분석, 위험 징후 탐지, 감사문서 작성 업무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AI 기반 감사시스템을 구축해 감사 업무의 효율과 역량을 높이겠다"며 "감사를 통한 국민편익 향상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측정·산출하는 시스템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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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 감사원 쇄신 성과도 소개했다. 그는 중요 정책결정의 당부를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하고, 예외적으로 감사할 수 있는 사안도 불법·부패행위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정치감사 논란을 낳았던 특별조사국은 폐지하고, 대인감찰과 부패차단 임무에 특화된 반부패조사국으로 재설계했다. 감사위원회의 사전통제도 강화해 감사 착수와 처리 과정에서 내부 견제 장치를 보강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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