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500개사 조사
정년 연장 시 "임금체계 개편·신규채용 축소"
법적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 기업 10곳 중 8곳은 선별 재고용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선별 재고용 비중이 높고, 규모가 작을수록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 59%는 재고용 시 임금이 퇴직 전과 비슷한 수준이며, 줄었다는 기업은 34%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운영 중인 전국 30인 이상 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정년 후 재고용 제도 운영 실태 및 정책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80.4%가 '선별 재고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재고용 대상자 선정 기준은 '업무 수행능력 및 근무 성과'라는 응답이 59.5%로 가장 높았다. '기술·노하우의 희소성 및 전수 필요성(44.8%)',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등 직무 수행 가능성(43.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기업 규모가 크고 노조가 있는 기업일수록 성과 기준 활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성과 평가를 둘러싼 노사 갈등 가능성과 법적 분쟁 우려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용 시 임금이 감소한다고 응답한 기업의 임금 감액률은 평균 20.6%로, 기업 규모가 크고 노동조합이 있는 기업일수록 임금 감소 비율(감액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이나 노조가 있는 사업장일수록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갖추고 있어 정년 시점의 임금 수준이 높고, 재고용 과정에서 직무·생산성을 고려해 근로조건을 조정할 때 중소기업에 비해 임금 조정 폭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재고용 제도에 대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소로는 '임금 등 근로조건 조정 시 법률적 리스크'라는 응답이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계약 종료·재체결 과정의 분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39.2%로 높았는데, 10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절반 이상(59.4%)이 이를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인사체계가 복잡하고 고용 유연성이 낮은 대기업일수록 선별적 재고용에 따른 법률적 리스크를 더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다.
또 향후 법정 정년이 65세로 일률 연장될 경우, 기업 52.4%가 '임금체계 개편'이나 '신규채용 축소' 등 추가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임금체계 개편 추진'이 34.4%로 가장 많았고, '신규채용 축소', '재고용 제도 축소 또는 폐지'라는 응답이 각각 25.2%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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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고령 근로자의 숙련과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재고용 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나, 법적 분쟁 리스크와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고용 과정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업규칙 변경 절차 특례 도입과 재고용 특별법 제정 등 실효성 있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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