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집값 급등에 순자산 뛰었지만…3주택 이상 차주, 건전성 악화했다
1분기 말 평균 연체율 1.35%…1주택자의 두 배
3주택 이상 차주 보유 주택, 수도권 비중 67.3%
세제·대출규제 강화로 주택 매도·대출 상환 기대
주택 소유 유형 따라 가계 재무건전성 차별화
정책 대응 과정서 차주별 특성 반영 필요
부동산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뛰면서 다주택자의 순자산 규모는 커졌지만 3주택 이상 차주의 건전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연체율은 최근 다시 가파르게 올라 1주택자의 두 배에 달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재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소유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다주택 가구 DSR 높아…소득 측면 채무상환 능력 취약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는 주택보유 여부와 보유주택 수에 따라 부채 구성이 다르다. 가계금융복지조사(2025년 3월) 자료를 보면 1주택 가구는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매입을 위한 금융부채 비중이 높은 데 비해, 2주택 이상 다주택 가구는 금융기관 대출보다 임대보증금 활용 비중이 컸다. 무주택 가구는 임차보증금 마련 및 생활비 용도를 위한 전월세 대출과 신용대출 등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주택 수가 늘수록 순자산 측면에서 재무 상태는 양호했다. 그러나 금융자산을 통한 부채 대응 능력은 비교적 낮았다.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 규모(10억700만원)는 무주택(1억4500만원) 가구의 7배에 달했다. 보유 부동산 자산 가치가 부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그러나 유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1.63배)은 무주택 가구(0.55배)보다 크게 높았다.
무주택 가구는 부채상환 부담이 낮은 편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임차 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은 18.4%로 전국 평균(15.8%)을 웃돌았다. 수도권 무주택가구의 평균 이자 지급액은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 기준 321만원에 달했다.
주택 소유 유형에 따라 가구의 채무상환 능력도 달랐다. 다주택가구의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은 양호한 수준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무주택 및 1주택 가구에 비해 높았다. 자산 외 소득 측면에서의 채무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단 얘기다. 저소득 다주택 가구의 DSR(72.9%·2025년 3월 기준)은 고소득 다주택 가구(31.4%)의 2배 이상으로, 관리 수준(40.0%)을 크게 웃돌았다.
3주택 이상 평균 연체율, 1주택자 두 배…정책에 차주별 특성 반영해야
특히 3주택 이상 보유 차주의 건전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말 3주택 이상 차주의 평균 연체율은 1.35%로 1주택자(0.70%)와 비교해 두 배에 달했다. 3주택 이상 차주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1.71%까지 뛰었다가 4분기 1.15%로 줄었으나 올해 1분기 재차 상승세를 나타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3주택 이상 차주가 보유한 주택의 수도권 비중이 67.3%로 높고,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및 대출 규제를 강화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들의 수도권지역 주택 매도와 관련 대출 상환을 통한 재무 건전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소유 유형에 따라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차별화된 점을 고려할 때 정책 대응 과정에서 차주별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장 부총재보는 "무주택가구는 부채상환 부담이 낮은 편이나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 등으로 주거비용 부담이 늘어나 주거 취약 계층 중심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비교적 재무구조 및 채무상환 능력이 양호한 실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 접근성을 유지하는 한편, 다주택 가구는 시장금리와 주택가격 변동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와 질서 있는 주택매도를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기준금리 인상 예고…취약부문 부실 관리 강화 필요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이 크게 오르면서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량 리스크가 완화했다는 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인 데다 질적인 부분에서도 취약 부문의 완화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경계감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 부총재보는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집중된 명목 GDP 상승이므로 차입 가구의 부채비율 완화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 최근 가계대출이 재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유지해 왔으나 앞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 경기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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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상승을 전후로 한 시장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 대내외 리스크와 맞물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따라서 취약부문 부실을 시의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코로나19 종료 후 확대된 취약부문의 대출 부실이 충분히 축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부실 위험이 늘며 연체율이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1분기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139.7%) 대비 큰 폭 하락한 134.1%로 추정되나, 취약 차주 비중(차주 수 기준)은 6.7%로 2025년 3분기 말(6.4%)보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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