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 중인 발전 공기업 통합 논의는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역사적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이후 25년간 분리 운영돼 온 5개 발전 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체계 구축을 위한 국가적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적 수준 에너지 거버넌스 구축

이번 통합의 의미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나 규모의 확대에 있지 않다. 해외 화석연료 의존 구조를 넘어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자립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국가 에너지 거버넌스의 재편이다. 2040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거대한 변화를 단일 책임체계 아래에서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시대적 결단이다.

윤병태 나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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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대한민국은 에너지 수입률이 90%를 웃도는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국이다. 연간 약 240조 원 규모의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분쟁이나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은 곧바로 국민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안보는 국방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 생존의 문제다.


발전5사 통합은 단순한 조직 결합을 넘어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에너지 자립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굳건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전환을 이끌 발전5사 통합 본사는 어디에 자리해야 하는가. 답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중심이자 미래 에너지 생태계가 집적된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 나주다. 그 당위성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첫째, 나주에는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등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핵심 기관이 집적돼 있다. 발전5사 통합 본사가 나주에 자리하게 된다면 발전과 송배전, 전력 거래, 유지보수, 디지털 운영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거버넌스가 구축될 수 있다. 이는 국가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대한민국 전력산업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더욱이 세계는 지금 탄소중립과 RE100,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앞으로 전력산업의 경쟁력은 발전소 숫자가 아니라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저장하며 거래하고 관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둘째,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태양광 발전 여건과 세계적 수준의 해상풍력 잠재력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대의 재생에너지 생산기지다. 나주는 그 중심에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에너지 밸리 기업,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를 기반으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


셋째,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본격화되면 나주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비롯해 전남대학교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에너지·과학기술 혁신 벨트의 중심축이 된다. 기초과학과 인공지능, 차세대 전력망, 수소경제 등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초광역 산학연 협력체계가 구축된다면 통합 발전사의 미래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나아가 나주는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사람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을 갖춘 도시다.


탈석탄 시대에 중요한 것은 사라지는 산업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일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연구 역량을 비롯해 한전KPS 인재개발원, 에너지신기술연구소, 에너지밸리기업개발원, 한국폴리텍대학 전력기술교육원 등으로 이어지는 전문 교육·훈련 체계는 근로자들의 재교육과 직무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다.


또 산업의 전환과 함께 중요한 것은 사람의 정착이다. 직원들과 가족들이 새로운 터전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통합의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


넷째, 나주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우수한 교육·문화·의료 인프라를 꾸준히 구축해 왔다. IB 교육과 미래교육지원센터, 에너지 영재교육원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청년 무상임대주택과 창업 지원, 출산·양육 지원 확대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전남·광주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서 풍부한 생활·문화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이주 임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나주만의 경쟁력이다.


다섯째, 나주혁신도시는 광주와 전남이 함께 조성한 전국 유일의 공동혁신도시다. 광주·전남 상생의 상징이자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대표적 성공 모델이다.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전남·광주 행정통합과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기조를 고려할 때, 발전5사 통합 본사의 나주 배치는 지역 상생과 균형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에너지·과학기술 혁신벨트 중심축


발전5사 통합 본사는 단순히 30조 원 규모의 거대 공기업 하나가 탄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RE100 시대의 산업 경쟁력 확보, AI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 대응, 지방 균형발전까지 동시에 실현해야 하는 대한민국 에너지 백년대계 사업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이미 그 기반이 마련돼 있다.


발전과 송배전, 전력시장 운영, 연구개발, 인재 양성 기능이 집적된 나주는 대한민국 유일의 에너지 전주기 생태계를 갖췄다. 에너지 대전환은 분산이 아니라 집약에서 완성된다. 모여야 커지고, 연결돼야 강해진다.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의 출발점은 준비된 곳에서 시작돼야 한다.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과 미래 에너지 패권 시대를 이끌 발전5사 통합 본사, 그 최적지는 이미 준비를 마친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 나주다. 이제 국가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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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태 나주시장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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