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 등 주요 기업 CEO 참석
AI·반도체·첨단산업 지방투자 구체화 주목
靑, 최태원 이어 이재용과도 사전 조율
집권 2년차 '성장 대전환' 첫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9일 청와대에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국민보고대회 형식으로 지역균형발전 투자전략을 발표한다. 이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국정 기조로 '국가 대전환'을 선포한 이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구체적 실행 방안이 처음 공개되는 자리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입장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6.1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입장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6.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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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9일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기업들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미래차, 배터리, 첨단 소재 등 각 그룹의 핵심 사업과 연계한 국내 투자 구상을 설명하고 정부는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 전력·용수·인재 공급 등 지역 투자에 필요한 패키지 지원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재계 소통이 목적이 아닌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 차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공개하는 대국민 보고회 성격이 강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첫해 국정 운영이 민주주의 회복과 민생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면, 2년 차에는 AI·반도체 중심의 산업 재편과 지역균형발전을 결합해 경제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그간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도 국가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첨단산업은 인력과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이 구조가 지속될 경우 지방 소멸과 청년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방 대도시와 산업 거점을 중심으로 '메가특구'를 조성하고, 기업이 실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전력망, 용수, 교통, 교육, 정주 여건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재계 총수들과 잇달아 개별 회동에 나선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럽 순방을 마친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지방 투자 방안을 검토해 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태계 확장과 AI 인프라 투자가 지역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별도 회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역시 반도체와 AI, 첨단 제조 기반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 전략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투자 등을 검토해왔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지역과 규모는 29일 발표 전까지 최종 조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내놓을 이번 투자 계획은 기업별 투자규모보다 실행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역대 정부마다 균형발전과 기업 지방투자를 강조했지만 기업들은 인력 확보, 인허가 지연, 전력망 부족, 협력업체 생태계 미비 등을 이유로 대규모 지방 투자를 망설여 왔다. 이에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 결정에 필요한 행정·재정·인프라 지원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핵심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지역에 좋은 일자리와 교육·문화 기반이 갖춰져야 수도권 집중과 청년 유출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AI와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 투자가 지방 거점에 자리 잡을 경우,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협력업체, 창업 생태계까지 함께 묶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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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도 이번 발표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과 민생·개혁 과제의 동시 압박 속에서 집권 2년 차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은 더 많은 복지나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라며 "이번 발표는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산업 투자가 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함께 실행 가능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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