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임위 23일 제8차 전원회의 개최
노동계 최초 인상률 16.3% 제안
경영계 "소상공인 지급능력 한계"

23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을 놓고 논의를 시작한다. 앞서 노동계가 요구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과 경영계가 주장한 '업종별 차등임금 적용' 모두 불발된 만큼 인상 폭을 놓고 노사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계의 시급 1만2000원 제안에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며 갈등을 예고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06.15 윤동주 기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06.15 윤동주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임위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논의한다. 경영계는 이날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이미 올해(1만320원)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 월급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최초 요구한 상태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제출한 뒤 수차례 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내는 방식으로 간격을 좁혀간다. 경영계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낮은 수준으로 인상하자고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1만2000원 제안한 노동계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 감소…점심 한 끼 값보단 높아야"

노동계는 지난해 최초 요구안 인상률(14.7%)보다 1.6포인트를 높인 강도 높은 제안을 내놓았다.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가 핵심 근거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2.37%로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2.66%)을 밑돌아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또 2025년 최저임금위원회 기준 생계비가 월 275만4000원인 반면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약 215만원으로 생계비 충족률이 78.3%에 그친다는 점을 요구안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노총 노동자위원인 류기섭 사무총장은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저율 인상과 최근 대기업 성과급 논란, 자산 가격 급등 등은 노동의 가치가 자산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극심한 양극화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점심 한 끼 값보다 최저시급이 낮아서는 안 된다"며 실질 생계비를 반영한 인상을 촉구했다.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경영계 "G7보다 높은 수준…지급 능력 한계" 소상공인은 '고용 축소' 엄포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장의 지급 능력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1일 발표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세후 기준으로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18% 가까이 더 높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주장했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반면 노동생산성은 주요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며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은 숙박·음식점업과 5인 미만 사업장 등 지금의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장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신규채용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하(74.9%)를 가장 바라고 있었다.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적정 인상률은 0.3% 미만(43.1%)이거나 '0.3% 이상 0.5% 미만(40.0%)'이라고 생각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소상공인들은 '신규 채용 축소(70.3%)' 또는 '기존 인력 감원(52.7%)'을 택하겠다고 했다. '기존 종업원의 근로 시간이 단축될 것(46.0%)'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송치영 소공연회장은 "현재 소상공인들은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1만원이 넘는 인건비까지 짊어져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법상 내년도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올해 법정 심의기한은 오는 29일이다.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만큼 올해도 이 기한을 넘겨서 최저임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오는 8월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해야 하는 만큼 7월 중순까지는 최종안이 도출돼야 한다.

AD

앞선 최임위 전원회의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안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업종별 차등임금 적용 등이 모두 표결 끝에 부결됐다. 이에 최저임금만큼은 노사가 양보 없는 회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회의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심의 촉진 구간' 내에서 표결이 진행된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