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빠른 개표 결과 1% 앞서
격차 25만여표, 공식 검표는 남아
초박빙 속 사실상 승리 예상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도 이어져
반대 후보 이의제기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콜롬비아 우파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가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정부가 4년 만에 막을 내리고, 중남미 전역의 우파 집권 흐름이 한층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콜롬비아 우파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콜롬비아 우파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22일 연합뉴스는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전날 치러진 콜롬비아 대선 결선 투표의 빠른 개표 결과 데 라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49.66%를 얻어 좌파 성향 이반 세페다 후보의 48.70%를 앞섰다고 전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약 25만표, 득표율 기준 1%포인트 미만에 그쳤다. 다만 콜롬비아 선거 절차상 빠른 개표는 정치적 참고용 성격이 강하며, 법적 효력을 갖는 최종 결과는 별도 검표·집계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콜롬비아 선거관리 당국도 빠른 개표 결과는 예비 결과이며, 공식 효력은 검표 결과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선은 아직 공식 검표라는 마지막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빠른 개표 결과가 뒤집히지 않는다면, 콜롬비아는 4년 만에 좌파 정부에서 강경 우파 정부로 방향을 틀게 된다.

세페다 측 "3만3000개 투표함 이의 제기"…페트로도 공식 검표 촉구

데 라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개표 직후 지지자들이 모인 바랑키야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나를 지지한 국민뿐 아니라 다른 후보를 선택한 국민 모두를 위해 통치하겠다"며 권리와 헌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데 라 에스프리에야를 공개 축하했다. 그는 데 라 에스프리에야의 별명인 '엘 티그레', 즉 '호랑이'를 언급하며 지지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차기 콜롬비아 정부와 안보·이민·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기존 정치권 출신이 아닌 형사 전문 변호사이자 사업가다. 47세인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엘 티그레'라는 강성 이미지를 앞세워 치안 회복과 범죄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로이터는 그가 미국·이탈리아·콜롬비아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8월 7일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선거관리 당국도 빠른 개표 결과는 예비 결과이며, 공식 효력은 검표 결과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선은 아직 공식 검표라는 마지막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 선거관리 당국도 빠른 개표 결과는 예비 결과이며, 공식 효력은 검표 결과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선은 아직 공식 검표라는 마지막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그의 공약은 강경하다. 마약 조직과 무장단체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반군 및 범죄조직과의 평화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 규모를 최대 40% 줄이고, 석유·가스 개발을 재개하며, 프래킹 허용 등을 통해 에너지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치안 모델과 비교되는 '메가 교도소' 10곳 건설 구상도 내놨다.

반면 패배한 세페다 후보 측은 결과를 즉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세페다 후보는 빠른 개표 결과에 대해 "법적으로 구속력 없는 수치"라고 평가하며 공식 검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의 선거캠프는 전국 약 12만2000개 투표함 가운데 3만3000개 안팎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스타보 페트로 현 대통령도 최종 검표 전까지 누구도 대통령으로 선포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신중론을 폈다.

치안 불안·마약범죄 앞세운 강경 공약 주효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는 치안이었다. 콜롬비아에서는 마약 밀매, 불법 광산, 무장단체 확산 문제가 커지면서 기존 평화협상 중심 노선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페트로 정부 4년을 "방향을 잃은 시간"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공권력 회복을 약속했고, 이 메시지가 중산층과 보수층뿐 아니라 치안 불안을 체감한 유권자들에게 먹혀든 것으로 풀이된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기존 정치권 출신이 아닌 형사 전문 변호사이자 사업가다. 47세인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엘 티그레'라는 강성 이미지를 앞세워 치안 회복과 범죄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AP연합뉴스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기존 정치권 출신이 아닌 형사 전문 변호사이자 사업가다. 47세인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엘 티그레'라는 강성 이미지를 앞세워 치안 회복과 범죄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새 정부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1%포인트 미만의 초박빙 승리를 거뒀고, 의회에서는 세페다 후보가 속한 역사적 동맹 계열 정당이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분열된 의회와 높은 공공부채, 마약·불법 광산 문제 등이 차기 정부의 주요 난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나아가 이번 결과는 콜롬비아 국내 정치를 넘어 중남미 권력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콜롬비아가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나마 등과 함께 우파 흐름에 합류하면서 2020년대 초반 중남미를 휩쓴 이른바 '핑크 타이드'가 빠르게 퇴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페루에서도 보수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대선 결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역내 '블루 타이드'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AD

외교적으로도 변화가 예상된다. 페트로 대통령은 재임 기간 미국의 대중남미 정책과 충돌해왔지만,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은 대표적 친미 우파 인사다. 그가 취임할 경우 마약 단속, 이민, 에너지 개발, 대중국 견제 등을 둘러싼 미·콜롬비아 협력이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