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국 미국은 100일이 넘게 전쟁하면서 이란 정권을 교체하지 못했다. 27년간 이란을 독재했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지도부를 제거했으나, 그의 아들인 하메네이 모즈타바는 살아남았다. 그를 중심으로 신정체제도 재건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시적 무료 항로가 됐다. MOU에 따르면 양국 협상이 진행되는 60일간만 통행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선언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무료로 건널 수 있게 됐다고 선언한 것이 무색해졌다. 이 해협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하기 전에는 통행료 없이 다녔던 바다이다.
이란의 핵 포기 여부는 앞으로의 협상 결과에 달리게 됐다.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내에서 희석해 처리하고, 불시 점검을 받도록 하는 안이 유력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그의 임기 내 맺었던 핵 합의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에 유리한 핵 합의를 위해 이란에 현금을 퍼줬다고 줄곧 지적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끝냈다고 했으나, 그가 꼽은 전쟁의 이유 중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얻은 것이 없다. 오히려 천문학적인 비용만 쏟았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미 국방부가 부담한 직접 비용만 약 400억달러(한화 약 61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새로 발생한 직접 비용을 중심으로 추산한 것이다. 미 국방부 예산에 이미 반영돼 있던 병력·장비 운용 등 기존 작전 비용까지 더하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아직 전리품도 못 챙겼는데, 3000억 달러 규모 재건 펀드를 만들어 이란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란이 필요한 금융 거래 허가와 제재 면제, 동결자산 접근 등도 허용한다. 종전 MOU 체결 후 가진 회담에서는 60일간의 협상 로드맵을 짜고 소통 채널을 마련키로 하는 것에 그쳤다.
전쟁은 논쟁으로 옮겨붙었다. 여당인 공화당조차 "대체 왜 전쟁을 시작한 것이냐"는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전쟁터가 된 이란의 주변국도 이같이 묻고 싶을 것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미국민이나,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드는 기름값에 허덕이는 우리 국민도 그 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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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군사평론가인 핸슨 볼드윈은 1949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승리의 대가'를 통해 "전쟁에서 패배자는 패배의 대가를 치른다. 하지만 현대 전쟁에서는 승리자도 승리의 대가를 치른다"고 했다. 이대로 전쟁 청구서를 받아 들면 혹독한 대가가 예상된다. 앞으로 60일, 트럼프 행정부가 답을 마련해야 할 시한이다. 11월 중간선거가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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