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숙식 제공 등 내세워 출국 유도
2주 넘게 숙소 가두고 협박으로 통장 확보
6명 구속·14명 송치…추가 공범도 수배

고액 수익을 미끼로 모집한 구직자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해 감금·폭행한 뒤 대포통장을 빼앗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긴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 및 특수상해 등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 조직 총책 A씨(30)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에서 지원자를 모집한 조직원 3명은 국외이송유인 혐의로, 피해자이자 가담자인 명의자 9명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송치됐다.

A씨 등이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하기 위해 게시한 인터넷 광고(왼쪽)와 홍보용 돈다발 사진(오른쪽). 고수익과 항공권 지원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해외로 유인했다. 서울경찰청

A씨 등이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하기 위해 게시한 인터넷 광고(왼쪽)와 홍보용 돈다발 사진(오른쪽). 고수익과 항공권 지원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해외로 유인했다.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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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7~10월 인터넷 커뮤니티와 텔레그램을 통해 모집한 구직자를 캄보디아로 데려가 감금·폭행하며 대포통장을 빼앗아 이를 피싱 조직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인터넷에 개인 명의 은행 계좌나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을 뜻하는 은어를 활용한 포스터를 게시했다. 광고를 보고 연락한 이들에게 항공권과 숙식까지 제공해준다는 점을 강조하며 캄보디아로 출국하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캄보디아에 도착한 직후부터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6주 동안 시아누크빌 일대 숙소에 갇혀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1명이 숙소와 이동 경로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사실이 적발되자 A씨 등은 다른 피해자들이 보는 앞에서 해당 피해자를 폭행하고 고문했다. 폭행 장면을 촬영해 조직 내부에 공유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숙소와 차량을 마련한 뒤 팀장과 중간관리책, 국내 유인책, 모집책, 감시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조직을 운영했다. A씨는 피싱 조직으로부터 대포통장 1개당 1000만~2000만원을 받고 조직원들에게는 매월 200만~4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의자를 추가 모집할 경우 100만~2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A씨 등은 대포통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명의자들에게 계좌 이체 한도를 최대 1회 1억원까지 상향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의해 차단될 경우를 대비해 은행 상담원에게 직접 전화해 해제를 요청하는 응대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경찰은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2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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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통장을 판매하거나 대가를 약속받고 계좌를 대여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특히 고액 현금 지급을 조건으로 해외 출국을 유도하는 것은 강력 범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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