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혜 의장 "팬덤이 곧 산업"
페르소나 AI, K컬처 뮤지엄 등 주목

K콘텐츠가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유통 주도권은 사실상 넷플릭스에 있다. 창작 강국이 되는 동안 플랫폼을 놓친 셈이다.


류정혜 AI미래포럼 공동의장.

류정혜 AI미래포럼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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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9일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연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류정혜 AI미래포럼 공동의장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만들어낼 다음 플랫폼은 반드시 한국이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제작 도구로만 볼 게 아니라 문화 산업의 비즈니스 구조 전체를 바꾸는 운영체제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가 가장 주목한 기회는 페르소나 AI였다. 구글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캐릭터닷AI'가 가능성을 먼저 증명했다. 역사적 인물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AI에 다양한 성격과 말투를 입혀 대화하게 만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AI 캐릭터를 만들어 스토리를 함께 써나가는 '제타(Zeta)'가 일본 엔터테인먼트형 AI 앱 이용자 수 1위에 올랐고, 로맨스 판타지 장르 세계관 캐릭터와 대화하는 '로판AI' 등이 서비스되고 있다. 영화·드라마·웹툰·애니메이션까지 아우르는 한국의 IP 저변은 이 시장에서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 출발점에 있다.

팬 반감 없이 IP를 AI와 연결하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아이즈엔터테인먼트는 디어유와 손잡고 아티스트가 실제 키우는 반려동물을 AI로 캐릭터화해 팬과 소통하는 'AI 펫 버블' 서비스를 내놨다. 류 의장은 "큰 IP를 가진 기획사일수록 팬 반감을 우려해 망설이는데, 이런 우회적 접근이 하나의 해법"이라며 "아티스트를 직접 AI화하지 않아도 팬덤과 연결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류정혜 AI미래포럼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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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원하는 경험을 AI로 연결하는 구상은 공연 플랫폼으로도 확장된다. K팝 팬들은 공연장에서 자신의 '최애' 멤버만 스마트폰으로 직접 찍어 올린다. 류 의장은 "AI 기술로 원하는 멤버만 실시간으로 추적해 보여주는 공연 플랫폼을 한국이 먼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팬 에너지를 산업 자원으로 전환하는 시도도 제안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팬들의 굿즈 아이디어를 접수해 일부를 상품화한다. 기획자가 아니라 팬이 상품을 만드는 구조다. 류 의장은 "이 에너지를 K팝·K드라마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간에 대한 구상으로는 K팝과 K드라마 역사를 팀랩 같은 미디어아트 기술로 구현하는 'K컬처 뮤지엄' 설립을 언급했다. 류 의장은 "아부다비 같은 나라들이 이미 이런 시도를 하는데 정작 우리는 없다"며 "뉴욕 한국문화원처럼 해외에 이미 있는 공간부터 K컬처를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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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올림픽 유치 경쟁을 할 게 아니라 방탄소년단(BTS) 10주년 때 공연도 없이 올림픽 수준의 인파가 몰렸던 것처럼 우리 IP로 세계인을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을 고민하기 전에 한국이 이미 세계 문화의 중심임을 스스로 먼저 인정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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