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절대 못 뽑아요"…알바생보다 못 버는 사장님, 34%가 한 달 215만원도 못 쥐어
한경협, 자영업자 500명 경영환경 조사
고유가·내수 부진에 도소매·음식점 타격 극심
자영업자 44.6% "내년 최저임금 동결해야"
국내 자영업자들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대비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과 내수 침체 장기화의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한 달 소득이 법정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추가로 인상될 경우 고용 축소는 물론 폐업까지 고려하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심각하다. "코로나때보다 힘들다" 며 폐업하는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없어 선순환도 안되고 있다. 닦고 조여 반듯하게 만들어도 황학동주방거리엔 창업을 위해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조용준 기자
2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0%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전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4.6% 수준에 머물렀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 결과. 한국경제인협회
원본보기 아이콘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골목상권의 핵심인 도소매업이 66.3%, 숙박·음식점업이 65.8%를 기록해 자영업계 전반에 몰아친 불황의 깊이를 증명했다. 이어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이 58.2%, 운수 및 창고업이 53.3% 순으로 경영 여건이 나빠졌다고 답해 산업 전방위적으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경영난은 자영업자들의 실질 소득 저하로 직결됐다. 조사 대상 자영업자의 34.0%는 현재 본인의 월평균 소득 수준이 주 40시간 근로 기준 법정 최저임금인 월 215만688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 19.8%, 최저임금 수준 이상 250만원 미만이 17.0%, 35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이 11.4% 순으로 집계돼 자영업자 상당수가 기본적인 생계유지조차 벅찬 소득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결정되는 최저임금에 생존권이 걸려 있는 만큼 자영업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기조에 대해 동결을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내년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률을 묻는 말에 가장 많은 44.6%가 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1~3% 미만 인상이 20.6%, 인하가 13.0%, 3~6% 미만 인상이 12.6%로 나타났다. 특히 지불 능력이 취약한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동결을 요구하는 비중이 56.6%로 절반을 크게 웃돌았으며, 제조업과 교육·서비스업도 각각 44.4%와 44.1% 수준으로 동결 여론이 높았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 결과. 한국경제인협회
원본보기 아이콘노동 비용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르면서 최저임금이 추가로 인상될 경우 일자리 감소와 물가 자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영업자의 59.2%는 현재 시점에서도 이미 새로운 인력을 뽑을 고용 여력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비용 부담은 결국 소비자가 감당해야 하는 판매가격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3명 중 1명꼴인 37.6%는 올해 적용된 시급 1만320원의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미 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추가로 1~3% 미만 인상 시 25.6%, 3~6% 미만 인상 시 16.0%가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한경협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지속으로 원재료의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자영업자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용 부담은 판매가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 결과. 한국경제인협회
원본보기 아이콘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문을 닫겠다는 한계 자영업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25.2%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미 폐업을 고려할 만큼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영업자 10명 중 8명에 달하는 86.0%는 현재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인상률 제한(24.3%) ▲업종별 및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21.9%) ▲사용자 지불 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5.9%) 등을 개선 과제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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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고환율?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내수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자영업자의 소득 악화와 고용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하고, 최저임금 결정 시 사업주 지불 능력과 고용 여건,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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