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지배구조 개편안, KB 숏리스트 전 발표"…삼성 사내대출엔 "규제 필요"
이찬진 금감원장 기자간담회
내달 3일 KB금융 숏리스트 전 개편안 공개
사회공헌 조사엔 "정치적 의도 없다"
금감원 지방 이전론엔 "공사판 현장 감독이 어딜 가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안이 이달 말께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도입한 초저금리 사내대출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시점과 관련해 "7월3일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 확정 전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이후 곧바로 입법이 진행될 것"이라며 "지주 회장 선임뿐 아니라 주요 은행장 선임 절차도 다수 예정돼 있어 (최고경영자(CEO) 선임)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모범규준과 법 개정안이 함께 제시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 사례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금융당국은 10월 전에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KB금융은 늦어도 9월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2024년 말 연임에 성공해 2026년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다른 주요 은행장들도 올해 말 1차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금지 법제화 여부가 이번 개편안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금감원의 사회공헌 활동 조사와 관련해서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압박 수위를 높여 온 가운데 최근 사회공헌 활동 비용 점검까지 확대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광고를 사회공헌으로 포장한다는 의원의 지적이 있었다"며 "현재 운영 중인 사회공헌 공시 제도에 부합하는지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연 1.5% 저금리로 1인당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한 주택대출을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기업 복지 영역을 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는지 고민이 있었다"며 "금융위원회와 협의한 결과 저당권 설정 부분은 DSR에 편입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규제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정책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규제 필요성이 있다는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한 은행권 과징금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 피해 회복 노력이 제재 수준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감원은 당초 1조4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과징금 부과안을 금융위에 송부했으나 반려됐고, 이후 6000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조정해 다시 넘겼다.
이 원장은 "금감원 권한으로는 과징금을 1조4000억원 이하로 더 줄일 수 없었기 때문에 부기를 달아 (금융위가) 재량 감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취지는 소비자 피해 예방뿐 아니라 피해 회복에도 있는 만큼 금융회사의 자구 노력이 제재 양정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능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금융권 보안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보안 투자에 적극적인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금융권이 AI 기반 방어 전략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망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AI 활용 과정에서 경미한 전산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금융회사가 (보안 강화에) 적극적이었다면 제재 감면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금감원 지방 이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향후 방향이 정해지면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공사판(금융회사) 현장 감독(금감원)이 어디에 간다는 건지 참 이상하다. 정책도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해 이전론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부도 처리된 중앙그룹 계열사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도 직전까지 (CP와 회사채를) 발행해 개인투자자에게 소매판매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발행 과정이 적절했는지 점검을 시작했으며 필요하면 검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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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원장은 학생과 군장병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직업 군인 6000명이 채무조정 대상에 올라 있고, 학교 현장에서는 도박과 불법사금융과 연결돼 있다"며 "금융교육은 금감원의 비주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주류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군 장병 대상 대부업 금지 방안을 대부업계와 함께 제도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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