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서 첫 고위급회담 종료
레바논 휴전 위한 충돌방지 기구
호르무즈 직통 소통채널 구축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열린 고위급 회담을 마쳤다. 양국은 회담 초기부터 파열음을 냈으나 MOU 이행 방안을 넘어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방안까지 합의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을 위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스위스에서 MOU 이행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종전 상태를 이어가기 위한 60일간의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중재해 스위스에 마련된 회담장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이 자리했다.

"공동성명, 충돌방지기구 설치"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운데)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함께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운데)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함께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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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포스트는 이날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 휴전 유지를 위해 양국과 레바논 정부가 참여하는 '충돌 방지 기구(deconfliction cell)'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카타르·파키스탄 중재진이 2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측이 향후 60일간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을 위한 직통 소통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정치 지도자급 '고위급 위원회'를 설치해 이란 핵 프로그램, 대이란 제재 완화, 합의 검증 체계 등을 논의하는 후속 기술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레바논 휴전 위반 논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충돌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이란도 이번 회담에서 MOU 이행방안은 물론 테헤란과 워싱턴 간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개시 방안까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과 미국, 그리고 중재국인 카타르·파키스탄이 참여한 약 18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향후 협상을 위한 기반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선박의 안전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메커니즘에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 확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오브뷔르겐의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오브뷔르겐의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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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에 합의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분석된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원유·가스 수송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MOU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란의 핵 포기 관련 협상은 아직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스위스 회담이 주로 레바논 전투에 집중됐고, 이란 핵 프로그램의 미래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 회담의 가장 큰 변수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랑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분쟁을 꼽았다. 이란은 레바논 전선을 협상 의제로 끌어들이고 있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대응을 이란 핵 문제와 분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양국 강 대 강 대립 속 파행 우려도

이란 대표단이 루체른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는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오른쪽 두 번째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P연합뉴스

이란 대표단이 루체른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는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오른쪽 두 번째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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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은 초반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전날 이란은 이스라엘이 MOU 타결 이후에도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는 해협이 모든 선박에 열려 있고, 상업 선박 통행도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담이 진행되는 중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헤즈볼라를 막지 못하면 다시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회담은 이로 인해 파행 위기에 몰렸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날 회담이 80분 만에 정회에 들어간 데 이어 이란 대표단이 회담장을 전격 이탈하면서 회담이 중대한 난관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양측은 협상 테이블을 치우지 못했다. AFP통신은 회담 상황에 정통한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통해 "이란 대표단은 회담에 계속 임하고 있으며, 중재국 측에 철수하겠다는 어떤 의사도 내비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거의 쉬지 않고 이어진 마라톤 회담은 상당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여전히 대화에 참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 등 시장은 출렁

종전 후속 회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국제유가는 출렁였다. 22일 오전 9시 기준 브렌트유 8월물은 전장 대비 1.39% 오른 배럴당 81.69달러에 거래되다가 10시30분 현재 1.17% 내린 79.1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도 3.04% 상승하다가 0.0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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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개장을 앞두고 증시 선물도 낙폭을 줄였다. 다우선물은 0.12%, S&P500선물은 0.24%, 나스닥선물은 0.26% 하락 중이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도 24시간 전보다 0.57% 오른 6만56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과 BNB, 테더 등 상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류)들도 1% 미만 강보합세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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