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자퇴생 1만450명 육박
'내신 리셋' 노리고 재입학
대입 과정에서 고등학교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새로운 입시 전략이 탄생했다. 일명 '내신 리셋(Reset)'. 내신 성적을 잘 받지 못한 고등학교 1학생이 학교를 자퇴한 뒤 신입생으로 재도전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때문에 고1부터 학업을 중단하는 포기자들도 1만명대를 넘어섰다.
지난 7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일반고 1003개교 중 학업 중단자는 1만866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1이 1만450명으로 56.0%를 차지했다. 고교 학업 중단자 중 과반이 고1에 학교를 그만뒀다는 뜻이다. 고등학생 학업 중단자가 연간 1만명을 초과한 것도 관련 자료 집계 시작 이후 최초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입시 업계에선 '내신 리셋' 현상으로 분석한다. 실제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채널 등에는 "입시 리셋 때문에 자진 퇴학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는 목격담이 다수 포착됐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과거에는 자퇴하고 바로 정시를 준비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다르다"며 "내신 따기 좋은 학교에 재입학하기 위해 일부러 퇴학하는 거다. 한 학년 낮은 동생들과 같이 다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등학생은 "재입학한 학생들은 1학년생보다 1년 이미 더 먼저 배웠다"며 "높은 내신 등급을 차지하기 더 쉬워지고, 그러다 보니 등급에서 밀린 또 다른 학생들이 내신 리셋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내신 리셋이라는 단어가 유행어가 됐겠나"라며 "어른들과 언론이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수험생 커뮤니티, 학부모가 모인 맘카페 등에도 "의대에 진학하기에 1학년 1학기 내신 점수가 모자라다", "자퇴 후 재입학이 전략이 될 수 있을까", "내신이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 지금이라도 자퇴하고 재입학하는 게 나을지 고민된다" 등 내신 리셋 전략을 물어보는 게시 글이 끊이지 않았다.
압축된 내신 등급제가 오히려 경쟁 심화
오는 2028년 대입부터 적용되는 '고교 내신 5등급제'도 내신 리셋 열풍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내신 제도는 기존 9등급제를 5등급제로 압축했다. 이로써 최상위 등급인 1등급은 기존 상위 4%에서 상위 10%로 대폭 확대됐다.
내신 1등급을 받는 건 보다 수월해졌지만, 최상위 대학을 목표로 둔 학생들에게서는 오히려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역설이 발생한다. 단 한 과목이라도 2등급 이하로 밀리면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메가스터디 교육은 '5등급제 기준 2028학년도 배치 분석'에서 인서울 대학 합격 기준을 평균 1.583등급으로 제시했다. 기존 9등급제에선 내신 2등급도 인서울 대학을 노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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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합뉴스'에 "5등급제 하에선 1등급에 못 들면 주요 대학에 못 들어간다는 불안감이 크다"며 "이를 극복할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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