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휴가 아닌 직무대리 방식
선출직 제도 개선 요구 커져
1990년생으로 일본에서 최연소 여성 시장으로 화제를 모은 교토부 야와타시의 가와타 쇼코 시장이 출산을 앞두고 산전·산후 기간 직무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근로기준법은 여성 노동자에게 출산 전 6주, 출산 후 8주의 산전·산후휴업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과 같은 선출직 지자체장은 일반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아 같은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이번 출산 휴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고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가와타 쇼코 시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출산 휴가와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며 "사람들은 여전히 커리어에 전념하기 위해 개인적인 삶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야와타시는 가와타 시장의 출산 예정일을 기준으로 오는 7월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노세 시게토 부시장을 직무대리자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출산 전후 각각 8주로 시 직원에게 적용하는 휴가 기준과 시의회 규칙 등을 참고해 정했다. 이 기간 통상 행정, 의회 대응, 행사 참석, 재난 대응 등은 직무대리자인 부시장이 맡는다. 다만 시는 필요한 경우 온라인 회의와 긴급 연락 체계를 통해 가와타 시장과 주요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선출직 산휴 규정 없는 일본, 제도 공백과 인식 변화 요구 커져
가와타 시장의 출산 휴가가 이토록 관심을 끄는 것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출산 때문만은 아니다. 현행 제도가 출산하지 않는 정치인을 전제로 운영해 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와타시는 시장 등 상근 특별직에는 근로기준법이나 지방공무원법상 근무시간·휴가 개념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가와타 시장의 출산 휴가는 법정 휴가라기보다 지방자치법상 직무대리 제도를 활용해 마련한 조처에 가깝다.
일본의 경우, 출산·육아 관련 제도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산전·산후휴업과 별도로 육아휴직 제도가 있으며, 원칙적으로 자녀가 1세가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TASS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외신들도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CNN도 가와타 시장이 일본 현직 지자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사례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그의 결정이 일본 내 여론조사와 전국적 논쟁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가와타 시장의 출산 휴가를 두고 일본 내 누리꾼은 "공직자의 장기 부재는 세금 낭비"라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지역 주민과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출산과 육아가 공직 수행과 양립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지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 정치권에서 출산과 육아는 여전히 예외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입헌민주당 소속 이가라시 에리 중의원이 출산 뒤 약 한 달간 산휴를 사용했을 당시에도 일부에서는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사례는 일본 중의원에서 출산 전후 휴가 규칙을 정비한 뒤 처음 적용한 사례로 보도됐다.
제도보다 더딘 일본 내 출산 인식 변화
일본의 경우, 출산·육아 관련 제도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산전·산후휴업과 별도로 육아휴직 제도가 있으며, 원칙적으로 자녀가 1세가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보육시설을 구하지 못한 경우 등에는 최장 2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자녀 출생 후 8주 이내 최대 4주간 이른바 '산후 파파 육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직장과 정치권의 분위기는 여전히 경직돼 있기에 제도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기준 일본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성 86.6%, 남성 40.5%로 남성 사용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성별 격차는 크다. 임신·출산이나 육아휴직 사용을 이유로 한 불이익과 괴롭힘을 막기 위한 사업주 방지 조치도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출산과 육아가 승진, 경력 유지, 정치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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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 정치인의 경우 출산 휴가와 관련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정치인 수 자체도 많지 않다. 일본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여성은 약 30% 수준이며, 40세 미만 여성 의원은 1%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경제포럼의 2025년 성 격차 지수에서 일본은 148개국 중 118위에 머물러 주요 7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가와타 시장은 이번 논쟁을 통해 여성이 아이와 경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그는 남성 정치인은 출산으로 인한 신체적 공백을 겪지 않지만, 여성에게는 회복과 돌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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