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도 보유세 띄웠지만…공정가액비율 80% 올려도 강남선 약발 떨어진다[부동산AtoZ]
세부담 상한 150% 걸려 되레 ↓
상한선 200%로 올려야 효과
1주택자 첫 적용 땐 저항 심할 듯
상향 시점 따라 소급 논란 있을 수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 증세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세부담 시점과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세법 개정 논의와 함께 시행령 개정으로 세 부담을 늘릴 수 있는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세부담 상한선을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더라도 종부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한선 150%'에 공정가액 80% 무력화
아시아경제가 22일 우병탁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가 기준으로 서울 주요 고가 1주택 10곳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상향 적용하면 10곳 모두 법정 세부담 상한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출 세액이 증가하더라도 실제 납부액은 전년 대비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세부담 상한(150%)으로 증세 효과에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다만 이번 시뮬레이션은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가구 1주택 6억원 초과 기준인 45%를 적용했고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는 반영하지 않았다. 실제 세액은 최종 공시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이 비율을 60~10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우 전문위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린다는 전제하에 계산해 보면 결국 세부담 상한에 걸려 답은 150%로 똑같이 나오게 된다"고 했다. 세부담 상한은 보유세가 한 해에 급격히 늘지 않도록 초과분을 깎아주는 제도다. 다만 이때 기준이 되는 전년도 세액은 실제 납부액이 아니라 법정 방식으로 다시 계산한 금액이다. 올해 세부담 상한이 적용돼 실제 고지액이 낮아졌더라도, 내년 상한 계산 때 그 낮아진 고지액이 그대로 기준이 되진 않는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1주택자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높였을 때 세법상 도출되는 보유세는 2962만원이다. 하지만 전년 대비 세금 인상 폭을 제한하는 법적 안전장치인 '세부담 상한제(150%)'가 작동하면서 실제 고지서에 찍히는 최종 납부액은 2284만원으로 낮아진다. 상한제 덕분에 678만원을 덜 내는 것이다.
같은 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상한 전 2426만원에서 실제 고지액 1843만원으로 583만원 줄어든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상한 적용 전 보유세는 2037만원이지만 상한선에 걸려 530만원이 줄어든 1507만원이 고지된다. 은마아파트 전용 84㎡도 상한 전 1374만원에서 실제 고지액은 1004만원으로 370만원 낮아진다.
초고가 주택은 차이가 더 컸다.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35㎡는 공정시장가액비율 80% 적용 시 산출 세액이 1억570만원으로 계산되지만 현행 상한을 적용하면 실제 납부액은 8732만원이었다. 세부담 상한 때문에 1838만원이 고지액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상한선 200% 상향 불가피" vs "1주택 적용 전례 없어"
이에 따라 정부가 실질적인 증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세부담 상한선 자체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부담 상한선을 150%로 두면 공시가격이나 비율이 아무리 올라도 세금은 50%밖에 더 걷지 못한다"며 "정부가 보유세를 50% 이상 올리고자 한다면 세부담 상한선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릴 확률이 농후하다"고 했다. 반면 세부담 상한선을 건드리는 것은 조세 저항 측면에서 무리수라는 반론도 있다. 우 전문위원은 "과거 세부담 상한 200%가 적용된 것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일 때뿐이었으며, 1주택자에 대해 150%를 넘긴 적은 없다"며 "과표나 세율, 세부담 상한을 건드리는 것은 일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시점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종부세 납부 의무자를 정하는 과세 기준일은 6월1일이지만, 실제 고지서 작성을 위한 작업은 9월부터 시작된다. 박 교수는 "과세기준일은 지났지만, 9월부터 종부세 합산배제 신청 등을 받아 고지서 작업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8월 말까지만 시행령을 고치면 당장 올해분부터 증세가 가능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2022년 6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방침을 발표한 뒤 7월 시행령 개정을 거쳐 그해 종부세부터 60%를 적용했다"고 했다. 반면 우 전문위원은 "납세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면 헌법상 소급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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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실제로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함께 조정하며 세 부담 증가 폭을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평균 69% 수준에서 동결됐다. 정부가 하반기 집값 추이를 본 뒤 현실화율을 71% 안팎으로 소폭 높이고,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5%나 70% 등으로 단계 조정하며 지역별 보유세 증가 폭을 따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전문위원은 "정부도 하반기 시세 추이를 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할 것"이라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일부 조정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5%나 70%로 올렸을 때 강남과 나머지 지역 보유세가 각각 얼마나 오르는지 계산한 뒤 결론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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