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환경 등 독자적 결정 어려워"
중노위, 원청 관여 불가피 판단
"법적의무 이행이 사용자성 인정"
경영계 교섭범위 확대 가능성 우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원청의 법적 의무 이행이 오히려 하청 노조와의 교섭 의무를 인정하는 근거로 활용되면서 경영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 당국이 산업안전 관련 사안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잇달아 인정하면서,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해석 차이도 커지고 있다.


산안법 '안전의무' 지킨 기업들, 노동법 '사용자성 인정' 부메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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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최근 포스코와 금속노조·플랜트건설노조, 한화오션과 웰리브지회 사건에서 잇달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중노위는 포스코 사례에서 위험요인 제거와 안전설비 설치 등 산업안전 관련 사안에 대해 포스코가 실질적인 지배·결정권을 행사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치들이 하청업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원청의 관여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한화오션건에서도 중노위는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구체적인 인정 범위는 판정문이 공개돼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리실·세탁실·통근버스 등 시설·설비 개선이 원청 승인 없이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이나 인사에 직접 관여했기 때문이 아니라,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복지시설 등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노동당국이 판단했다는 점이다.

현재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따라 근로자 외 근로계약을 맺지 않아도 노무를 제공하는 자에 대해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해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즉, 산안법에 따라 사업장 안전 의무를 이행한 결과가 노란봉투법 하에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경영계는 원청의 산업안전 관리 의무 이행이 사용자성 인정 근거로 활용되면서 하청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대규모 제조 시설 내에서 운영중인 도급업체라면 누구든지 산업안전 의제로 교섭을 요구하면 쉽게 사용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원청의 법적 의무 이행이 사용자성 인정 근거로 활용될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경영계는 산업안전 분야에서 인정된 사용자성이 향후 임금·복지 등 경제적 근로조건 관련 의제로까지 확대 적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원청이 직접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까지 교섭 의무가 인정될 경우 책임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원청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로조건 전반에 대해 교섭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임금 인상 등 경제적 요구 역시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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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교섭 과정에서 임금 등 경제적 의제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경우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추가 판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기존 노동위 판단에서 다뤄진 의제는 산업안전 부분이었고, 산업안전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이 인정된 것이 맞다"며 "다만 임금까지 포함되는지는 해석이 필요한 상황으로, 향후 지노위나 중노위의 추가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임금까지 포함된 것인지, 안전·업무지시 영역에 한정된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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