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박영호·편정민 교수팀, 유전체·전사체 결합 모델 개발
미국 ADNI·국내 환자군 분석서 일관된 성능 확인
조기 고위험군 선별 가능성 제시

혈액 속 유전체(DNA)와 전사체(RNA) 정보를 함께 분석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편정민 교수, 황지윤 연구원, 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편정민 교수, 황지윤 연구원, 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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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편정민 교수와 황지윤 연구원, 미국 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 연구팀은 타고난 유전적 위험을 나타내는 DNA 정보와 현재 유전자 활동 상태를 반영하는 RNA 정보를 통합 분석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서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까지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거나 이미 손상된 인지기능을 되돌리는 데는 의학적인 한계가 있으며,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주를 이룬다.


문제는 인지기능 저하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뒤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의 퇴행 및 손상이 이미 오랜 기간 진행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길게는 20년 전부터 시작됐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능한 조기 단계에서 환자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정밀 진단할 수 있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나 뇌척수액 검사는 각각 높은 비용과 침습적인 부담으로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혈액 검사로 얻은 유전자 관련 정보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분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연구팀은 DNA를 기반으로 타고난 유전 위험을 보여주는 유전체 정보와 RNA를 기반으로 현재의 유전자 활동을 보여주는 전사체 정보를 함께 분석하면 구분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는 두 정보를 통합한 연구가 드물었고, 각각을 단독으로 활용한 기존 접근은 성능이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ADNI) 참여자 313명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참여자 173명 등 총 486명의 혈액 유전체·전사체 검사 결과를 알츠하이머병 위험점수로 환산 및 결합해 질환을 구분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유전체와 전사체 양쪽 모두 위험점수가 높은 고위험 그룹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ADNI 56%, 분당서울대병원은 80%로 나타났으며, 둘 다 낮은 저위험 그룹에서 실제 환자 비율은 각각 17%, 14%로 환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연령 등 변수를 제거한 분석에서도 두 점수가 모두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될 가능성(보정 오즈비)이 ADNI에서 2.53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3.39배 높게 나타나는 등 유전체·전사체 결합 모델이 각각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모델에 비해 높은 구분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태어날 때부터 가진 유전적 취약성과 현재 유전자 활동을 혈액 검사에서 통합 분석하는 방식의 유효성을 입증한 결과로, 인종적 배경이 다른 두 집단에서 일관된 구분력 향상이 확인되면서 향후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유전체 정보는 선천적인 유전자 설계도, 전사체 정보는 그것이 현재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보는 유전자 활동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며 "둘을 함께 분석하는 모델이 하나만 분석하는 방식보다 실제 환자를 구분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고위험군인지 판단할 수 있는 단서가 필요하다"며 "유전체·전사체 결합 모델이 향후 정밀검사 대상을 선별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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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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