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년 만에 품목 확대 논의
약사회 "의약품 오남용 우려돼"

정부가 14년 만에 편의점 판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추진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편의점에서 파는 상비약 품목을 기존 11개에서 최대 20개로 늘리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약국이 없는 지역 등을 고려해 판매점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과거에도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약사 단체의 저항 때문에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편의점의 상비약 코너로 기사 본문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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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비약 판매 제도는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나 밤늦은 시간에 의약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11월 시행됐다. 대상은 가벼운 증상이 있을 때 환자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약사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편의성 등을 고려해 20개 품목 이내에서 편의점 상비약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판매가 허용된 의약품은 '타이레놀정 500㎎'을 포함한 해열 진통제 5종, '베아제정'과 '훼스탈골드정' 등 소화제 4종, '판콜에이 내복액'과 '판피린티정' 등 감기약 2종, '제일쿨파프'와 '신신파스 아렉스' 등 파스 2종 등 모두 13종이다. 다만 해열 진통제 중 '타이레놀정 160㎎'과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은 생산이 중단돼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은 11종이다.


편의점 상비약에 대한 수요는 높다. 의약품정책연구소가 2019년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년간 편의점 상비약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68.9%에 달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 사회는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과거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지사제, 위산 작용을 줄여주는 제산제를 편의점 상비약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대한약사회가 궐기대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자 결국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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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전체 일반의약품 판매액 중에서 편의점 상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크지 않다"면서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있고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편의점 상비약 확대는 안전성보다 편리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편의점에서 의약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타이레놀에 함유된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편의점에서 파는 의약품 종수가 증가하면 의약품 오남용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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