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토지주택연구원, 국내외 청년주거정책 비교
"주거공급주체 다원화·패키지 지원·수요자 중심 필요"
청년층을 겨냥한 주거정책이 과거에 견줘 양적·질적으로 나아졌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나 지원 내용, 절차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그간 해온 대출 중심의 지원책이 일부 소득이 있는 청년층에게는 자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선진국처럼 주거를 기본권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의 정기성 수석연구원 등은 최근 공개된 '청년 주거정책의 해외사례 비교분석을 통한 주거정책 개발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그간 국내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주거 관련 지원정책을 분석하는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개 나라 청년 주거정책의 특징을 비교, 우리가 벤치마킹할 부분을 짚었다.
정 수석연구원은 우리 청년 주거정책이 공공주택 공급과 금융·제도를 아우르는 중앙 정부, 임대료 감면 등을 담당하는 지방 정부 간 역할분담이 이뤄지는 등 그간 고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협동조합이나 비영리법인 등 제3 영역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사회주택을 늘려 임대료 조정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거권네트워크를 비롯한 주거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주거·부동산 정책 제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5.6.17 조용준 기자
청년 주거정책 지원철학이나 방식도 차이가 있다고 봤다. 특히 주택을 사거나 전세자금이 부족할 때 대출 중심의 금융지원이 활발한 편인데 소득이 있는 계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측면이 있지만 이러한 부채 기반의 지원책이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고 짚었다. 사회 초년기부터 빚을 떠안고 시작하면서 중장기 경제적 자립이 더뎌지는 것은 물론 이렇게 풀린 유동성이 집값이나 임차료를 밀어 올리는 역설적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불거졌던 전세사기의 경우 피해자 대다수는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이었다. 대출 중심의 지원책이 상환능력을 전제로 하는 만큼 미취업 청년이나 저소득층처럼 주거지원이 시급한 취약계층은 오히려 소외되는 일도 빈번했다. 보고서는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대출보다는 주거비 보조나 주거급여가 보편화돼 있다"면서 "이는 청년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는 예방적 사회안전망 역할로 한국에도 주거급여 제도가 있으나 영향력과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하우징 퍼스트', 즉 주택 우선제도처럼 주거 이슈를 '준비된 자에게 주는 보상'이 아니라 '기본 권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청년 취약계층의 노숙을 없애기 위한 목표로 추진한 이 제도는 주거와 의료·복지, 고용 서비스를 결합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프랑스의 한 노숙인 지원단체의 청년주거정책 프로그램 'Unchez-soi d’abord jeunes'. 젊은 집이라는 뜻으로 정신건강 문제로 노숙 위기에 처했거나 주거상실 위험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기관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우리 청년 주거정책이 저출산 대응 등 인구정책과 맞물려 설계된 탓에 저소득 1인 미혼 청년, 자립준비청년 등 지원이 절실한 계층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거나 대출 등을 활용해 싸게 융자해주는 것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중심의 지원책과 함께 일자리나 정신건강을 함께 챙기는 소프트웨어적 결합을 가미한 지원모델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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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을 필요로 하는 청년이 본인에게 맞는 정책을 찾아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현행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신청주의 방식은 소득·자산 소명서류가 복잡하고 부처 간 칸막이로 자격이 있어도 제도를 몰라 혜택을 못 받는 비수급 빈곤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프랑스 가족수당기금은 웹사이트 한 곳에서 소득 정보를 입력하면 주거수당을 자동 계산해 신청하는 원스톱 시스템이 있고 호주나 스웨덴도 국세청·사회보장 데이터가 연동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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